MBC '뉴스 투데이'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밝은 대낮에 대전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아홉 살 배승아 양.

무고한 어린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음주운전 사고에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음주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대전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승아 양의 발인식 / 뉴스1

지난 16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 한 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 공개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 한 자와 10년 내 음주 운전을 2회 이상 위반한 자의 이름과 얼굴, 나이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 의원은 "현행법은 강력 범죄·성범죄에만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음주 치사도 살인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다뤄 음주 운전자에게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라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명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린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관련 법안은 국민의힘 9명 민주당 1명이 발의에 동참한 상태다.

故 배승아 양의 오빠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음주살인운전자 신상공개법' 발의 예정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숨진 배양의 친오빠 송승준 씨도 함께 했다.

송씨는 "음주운전 피해가 계속 늘고 있는데 이를 막을 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라면서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공개법 제정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길을 걷던 배양은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함께 있던 9~11세 어린이 3명도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