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투숙 이후 두드러기가 나서 일도 할 수 없어...민원 접수받은 구청, 모텔에 '행정처분' 내릴 계획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서울 한 모텔에서 잠을 잤다가 벌레와 유충 등 때문에 두드러기가 난 투숙객의 사연이 알려진 가운데, 지자체가 투숙객의 민원을 접수받아 모텔 현장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5일 연합뉴스는 구청 관계자와 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청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A씨의 민원을 접수해 현장 조사 예정이다.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 숙박업소들에 대해서는 1년에 한 번 서울시와 합동 점검을 하고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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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0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A씨는 모텔 이용 후기를 전했다. A씨는 서울에 있는 한 모텔에서 투숙한 이후 두드러기가 났다고 고백했다.
두드러기는 투숙 후 3일째부터 올라왔다. 증세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9일 차 때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드러기가 발생한 부위는 침대 시트와 맞닿은 엉덩이·목·팔·다리·얼굴 등이다.
결국 A씨는 근처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아야 했다. 진료 결과, 의사는 두드러기 원인을 두고 '진드기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침대 시트에는 벌레가 '바글바글'...투숙객은 임금 손실+위로금 요구, 모텔 사장은 '병원비만 대주겠다'
원인을 알게 된 A씨는 투숙했던 모텔로 곧장 향했다. 그리고 자신이 묵었던 객실 침대 시트를 들어 올렸다. 이내 A씨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시트 아래에는 벌레가 바글바글했고, 오염 또한 심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장면을 A씨는 영상으로 담았고, 영상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모텔 측에서도 입장을 냈다. 모텔 측은 '병원비는 대주겠지만 환불은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두드러기 때문에 이틀 동안 아예 일을 하지 못했고, 병원에서 약과 주사를 처방받아 치료에 전념했다.
현재까지도 두드러기 증세는 다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그는 모텔 측에 이틀간 일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임금 손실과 두드러기 피해에 관한 위로금 등을 요구했다. 허나 모텔 측은 여전히 병원비만 물어주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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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측의 입장을 전해 들은 A씨는 해당 모텔을 구청 공중위생 담당과에 신고했다. 그는 과실치상 등을 근거 삼아 형사 고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모텔 사장은 벌레가 나온 시트를 보여줬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며 "비슷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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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측은 되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모텔 사장은 "두 달에 한 번씩 객실 소독을 하지만 장기 투숙객이 많아 제때 청소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를) 더 열심히 안 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묵은 방의 침구류는 모두 버리고 벌레 청소와 정밀 소독을 진행했다. 벌레는 집먼지진드기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에게 병원비를 물어주고 모텔에 계속 더 묵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일당 손실과 위로금을 요구한다. 20년 이상 영업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A씨가 세균을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