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정신병원 나가고 싶어 다른 환자 살해한 30대...2심서 심신미약 인정

인사이트부산고등법원 전경 / 뉴스1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정신병원을 나가고 싶다는 이유로 함께 입원해 있던 다른 환자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3년을 감형받았다.


3일 부산고법 울산제1형사부(재판장 손철우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조현병과 정신지체로 인해 2021년 10월부터 울산 울주군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폐쇄병동에 입원해 생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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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간 폐쇄된 생활이 이어지자 갑갑함을 느끼게 된 A씨는 범행을 저질러 병원 밖을 나가기로 결심했다.


A씨는 자기 말을 잘 따르던 B씨에게 C씨를 함께 살해하자고 제안했고, 이들은 2022년 1월 병실에서 C씨의 목을 조르고 발로 누르는 등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5년을, 함께 범행에 가담한 B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로 항소했으며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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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A씨는 조현병과 정신지체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며 재판부는 전문의 의견을 근거로 1심이 배척한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치료를 담당한 전문의는 A씨에 대해 조현병과 심각한 행동 장애가 있는 정신지체로 진단했다"며 "범행 직전까지 일반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한 점, 증상이 호전됐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심신미약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는 이 범행으로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고, 유가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중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면서 "정신지체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 범죄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