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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서 '전선'으로 손 묶인 유골 40여구 발견...대부분 20~40대 남성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성재산에 위치한 방공호를 발굴한 결과 20~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유해 40여구가 발견됐다.

인사이트진실화해위원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충남 아산시 배방읍 야산 방공호에서 유해 40여 구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지난 28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아산시 배방읍 성재산 방공호에서 발생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 유해 발굴 현장을 공개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생생한 집단 학살 상황을 국민께 알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진실화해위원회


발굴 현장에서는 70여 년 전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온전한 형태의 유해 40여 구와 유품이 다수 발견됐다. 


유해는 대부분 건장한 남성이었다.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폭 3M, 깊이 14M의 길고 좁은 방공호를 따라 빽빽하게 묻혀 있었다. 


유해는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은 자세인 'L자 형태'를 보여 학살당한 뒤 좁은 방공호에 곧바로 매장된 것으로 발굴팀은 분석했다. 


인사이트진실화해위원회


머리 위에는 녹슨 탄피가 얹혀 있었고, 손목은 군용 전화선인 '삐삐선'으로 감긴 상태였다. 일부 유해는 손목뼈에 삐삐선이 줄줄이 연결돼 있었다. 


현장에서는 학살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A1 소총 탄피 57개와 탄두 3개, 카빈소총 탄피 15개,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사용했던 소총 99식 탄피도 발견됐다. 


유품으로는 단추와 벨트, 신발 등이 남아 있었다. 


인사이트진실화해위원회


유해 발굴지는 지난 1950년 10월 온양경찰서(현 아산경찰서) 업무가 정상화하면서 좌익 부역 혐의 관련자와 가족 40~50여 명을 학살한 다음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추정되고 있다. 


1951년 1·4후퇴 당시 '도민증을 발급해준다'며 배방면사무소 옆 곡물창고 2곳과 모산역 부속 창고에 부역 혐의 관련자 가족을 구금한 뒤 한 집에 남자아이 1명만 남겨 놓고 수일 동안 수백 명을 집단 학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는 다음 달 중순까지 수습 작업을 마친 뒤 대전 산내 골령골에 조성 중인 산내평화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또 진실화해위원회는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 새지기 2지점에서 유해를 발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