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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딸린 이혼남 직장 상사가 제가 만든 도시락 반찬 보더니 시집오라고 합니다"

자신의 요리 실력을 보고 진지하게 고백한 애 딸린 이혼남 상사에 대한 한 여성의 고민글이 게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미생'


[인사이트] 정은영 기자 = 애 있는 이혼남인 회사 상사한테 고백을 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7일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사 차장이 제 도시락 반찬 보고는 자기한테 시집오라고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자신을 20대 후반 여자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A씨는 "회사에서 매일 점심 사 먹고, 커피 사 먹느라 지출이 너무 커서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라고 입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s


그녀는 처음엔 탕비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지만, 이제 다른 직원들도 도시락을 싸와서 같이 먹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대표님이 도시락 싸와서 먹는 걸 보더니 젊은 친구들이 기특하다며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해서 밥솥이랑 쌀 지원해 달라고 했더니 빵 터지시면서 사주셨다"라며, 이후 고급 밥솥을 지원 받게 됐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밥솥을 요청한 대가로 자신이 직접 밥을 짓게 됐다고 설명하며 주말에 마른 반찬 몇 가지 몰아서 준비하고 아침에 일어나 메인 반찬을 만든 다음 출근하자마자 쌀을 씻어서 안친다고 전했다.


이렇게 생활한 지 두 달 반이 지날 무렵 회사 차장이 밥솥을 열어보고는 "밥 누가 했냐", "(반찬) 누가 싸온 거냐", "아주 간이 잘됐다. 맛있다. 내 취향이다"라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s


밥과 반찬을 모두 A씨가 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장은 그녀에게 요리를 잘해서 일하는 센스가 남다르다는 등의 칭찬을 쏟아냈다.


그녀는 "문제는 지난 주 금요일이다. (차장이) 저녁에 퇴근하고 시간 되면 밥 한 끼 하자길래 알겠다고 하고 같이 갔다. 나이도 2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 다른 직원들 다 있는 자리에서 밥 먹자고 이야기한 거라 별다른 생각은 안 했다"라고 얘기했다.


이날 차장과 뼈다귀 감자탕집에 방문해 소주 한 병 시켜 나눠 먹었다고 설명한 A씨는 "회사 얘기를 좀 하다 요리 얘기를 꺼내길래 '아이 때문에 그러신가 보다. 반찬을 좀 해 달라고 하면 해드려야겠다. 그치만 재료값은 달라고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염력'


하지만 차장이 A씨에게 건넨 말은 뜻밖이었다. 요리 잘하는 여자가 이상형이라며 관심을 표한 것이다.


A씨는 "(차장의) 전처는 직장에 올인한 사람이라 제대로 된 밥 한 끼 얻어 먹어본 적 없다더라. 제가 만든 고추장돼지불고기를 맛 보았을 때 운명이라고 느꼈단다. 본인과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지 않겠냐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녀는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서 손에 있던 젓가락까지 떨어트리고 "헐"이라며 감탄사만 내뱉었다고 전했다.


당시 차장은 A씨에게 확신에 찬 표정으로 진지하게 만남을 생각해 보라며, 첫 데이트에 털털하게 감자탕을 먹는 여자는 A씨밖에 없을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s


차장의 말을 들은 A씨는 "엄마야"라고 말하며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집에 왔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집에 와서 구직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아서 이력서를 등록한 뒤, 주말 동안 채용 공고를 검색했다고 전했다.


A씨는 차장의 연락처와 카카오톡은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Banks


그녀는 "오늘 빈손으로 출근했다가 회사에 몸이 안 좋다고 얘기하고 조퇴한 뒤 내내 고민하다 이 글을 쓴다. 이거 신종 직장 내 괴롭힙이냐. 제가 회사에서 밥냄새 풍겨서 열받은 이혼남이 고백으로 공격하는 거냐"라며 분노했다.


A씨는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차장에게 "왜 저한테 그런 이야기 했냐"라고 물을 용기는 없다며, 대표에게만 말하고 조용히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녀의 사연을 들은 많은 누리꾼은 "그만 둘 필요는 없고 대표에게 그대로 이야기해라", "글쓴이가 정말 잘 대처한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