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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맞이고개 나타났던 여우, 고향 소백산으로 돌아오다 25km 남기고 무지개다리 건너

수구초심(首丘初心)은 여우가 죽음을 맞을 때 자신이 살던 굴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겉뜻을 가지고 있는 사자성어다.

인사이트2022년 5월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여우(SKM-2121) / 국립공원공단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음을 맞을 때 자신이 살던 굴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겉뜻을 가지고 있다. 초심을 잊지 않거나 고향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의미하곤 한다.


이 사자성어처럼 고향으로 가던 여우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환경부는 2021년 12월 소백산에 방사됐던 여우 'SKM-2121'이 지난 7일 강원 정선군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여우는 소백산에 방사된 후 강월 영월군과 충북 충주시 등에서 활동했다.


인사이트2022년 5월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여우(SKM-2121) / 국립공원공단


지난 2022년 5월에는 부산 달맞이고개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새 터를 잡은 듯 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부터 위치발신기 배터리 소진으로 인해 위치 파악이 어려워졌다. 결국 국립공원공단이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여우는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폐부종 등 호흡기 계통 문제로 밝혀졌다. 병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연사 한 것으로 예측된다.


인사이트여우(SKM-2121)의 이동 경로 / 국립공원공단


녀석은 달맞이고개에서 직선거리로 323km, 고향인 소백산국립공원과는 25km 떨어진 곳에서 죽음을 맞았다.


고향으로 돌아오려다 숨졌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방사 후 약 460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살다 간 여우에 안타까움이 모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우는 서식지에서 벗어나 먼 거리를 이동해가며 산지·농촌·도심 등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여우는 원래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먹이가 줄자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놓였다.


이에 환경부는 2012년부터 여우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현재 야생에 7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