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남편과 이혼한 여성이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녀는 '딸 가진 엄마는 연애하는 게 아니다'란 생각으로 지인 한 번 만나지 않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일터와 집만을 오가며 아이를 돌봤다.
그녀는 이혼한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했으며 신장병을 앓고 있어 몸 또한 온전치 못했다.
그렇게 11년이란 시간이 흘러 딸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한창 사춘기를 겪을 나이였지만 엄마를 위로해 주는 딸을 보며 그녀는 당당하게, 또 바르게 살아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월 네이버의 한 카페에 홀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사연이 올라왔다.
고1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 A씨는 최근 전세사기를 당했다. 그녀는 홀로 어렵게 일군 자신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야 했다.
A씨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시골로 들어가 반 년 가까이를 은둔하며 지냈다. 다만 이런 모습이 딸에게 영향이 갈 것을 생각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수원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손에 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녀는 딸과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쪽잠을 자며 지내고 있다. A씨는 고시원 비용과 아이 고등학교 입학 준비를 마치고 난 후 손에 1만 1천원이 남을 뿐이었다.
A씨는 딸과 고시원에서 제공되는 쌀밥 외 김치, 단무지, 콩자반, 무말랭이 식사로만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그녀는 카페에 글을 남기며 "나는 엄마니까, 부끄럽고 창피해도 뭐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에 글을 남겼다"며 "요즘 분들 이런 글 싫어하는 걸 아는데도 썼다"며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연이 알려지자 모녀를 향한 이웃들의 온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9일 JTBC에 따르면 A씨는 "글을 올리고 위로의 응원 이 쏟아졌다. 이웃들로부터 주걱, 프라이팬, 생리대, 아이 스타킹 등 다양한 물품을 받았다"고 했다.
주변인들의 도움이 이어지자 A씨는 "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놀랍다"고 했다. 모녀를 도운 한 이웃은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이다. 조그만 힘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A씨의 딸은 "도움을 잊지 않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밝은 내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