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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이 횟집서 제일 싼 광어 매운탕 하나 먹는거 보고 쫓아가서 혼쭐(?) 낸 예비군 아저씨들

한 남성이 23년 전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만난 해병대 아저씨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사연을 공유했다.

정봉준 기자
입력 2023.03.07 23:00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군인 시절 일면식도 없는 자신과 친구들에게 거액의 회 세트를 주문해 준 해병대 아저씨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군대에서 전역하고 난 뒤 길거리에서 군복 입은 군인을 보면 괜히 한번 흘깃 보게 된다. 


보면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표정이 안 좋으면 도움이라도 주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 어느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통해 한 남성이 과거 횟집에서 만난 해병대 출신 아저씨들이 일면식도 없는 자신과 친구들에게 거액의 회 세트를 선물해줬다는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사연의 주인공 A씨는 23년 전 이야기라며, 당시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횟집에서 가장 저렴한 광어회와 매운탕을 먹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23년 전 군대에서는 가혹행위도 있고, 부조리도 많았다. 그래서 친구들과 나쁜 선임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 A씨와 친구들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걸까. 옆 테이블에 있던 아저씨들이 대뜸 A씨에게 "군인이냐", "휴가 나왔냐", "소속은 어디냐"는 등 여러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병대 아저씨들 "우리 대신 나라 지켜줘서 고마워...너 수고하는 거에 비하면 이거 너무 싼 거야. 고맙다"


육군 출신인 A씨는 자신이 몇 사단이고, 현재 휴가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저씨들은 자신들이 해병대 출신이라고 밝혔다.


얼마 뒤, A씨와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횟집 사장님이 가게에서 가장 비싼 모둠회 세트를 A씨 테이블에 놔줬기 때문이다. 당황한 A씨는 "저희 이거 안 시켰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장님은 A씨와 친구들 반응을 예상했는지, 조용히 손가락으로 해병대 아저씨들을 가리켰다. 아저씨들이 A씨와 친구들을 위해 회를 사준 것이다.


해병대 아저씨들은 자신들이 주문한 회가 나오는 걸 보고선 "자 이제 일어나자"고 했다. 혹시나 사장님이 돈만 받고 A씨와 친구들에게 회를 내어주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끝까지 기다린 것이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자신들에게 횟집에서 가장 비싼 모둠회를 사준 아저씨에게 "너무 감사한데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아저씨들은 "우리 대신 나라 지켜줘서 고마워서 그런 거야"라며 "너 수고하는 거에 비하면 이거 너무 싼 거야. 고맙다"라고 했다. 자기들 대신 나라를 지켜주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특별한 선물을 한 셈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한 A씨는 "그땐 정말 펑펑 울었다"며 "부대에서 선임들한테 맞을 때도 단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그때는 그냥 눈물이 막 나오더라"라며 울컥했던 심정을 전했다. 그는 "아저씨들이 토닥여 주면서 '괜찮다', '힘내라'라며 나와 친구들을 위로해줬다"며 뭉클했던 과거를 설명했다.


어느덧 A씨는 무사히 전역하게 됐고, 30대 중반이 됐을 무렵 횟집에서 우연히 해병대 출신으로 보이는 남성 4명을 보게 됐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역 후 횟집에서 보게 된 해병대 남성들, 옛 생각에 똑같이 행동해..."너희 선배님들이 사주시는 거다"


A씨는 "이상하게 옛날 그 아저씨들이 생각나더라"라며 "옛날 나처럼 가장 저렴한 광어랑 매운탕을 먹고 있더라. 그래서 나도 아저씨들에게 받은 은혜를 걔들에게 똑같이 해줬다"고 했다.


해병대 출신인 남성들은 과거의 A씨처럼 똑같이 놀랐다. 그러자 A씨는 예전 자신에게 힘을 줬던 해병대 아저씨들의 말을 복기하면서 휴가 나온 남성들에게 똑같이 해줬다.


그는 "너희 선배님들이 나 고생한다고, 예전에 이런 식으로 사줬다"라며 "난 그때 받은 은혜를 갚은 것 뿐이다. 이건 너희 선배님들이 사주시는 거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같이 있는 동료들은 내 행동을 잘 이해 못하는 것 같더라. 그래도 나는 굉장히 뿌듯했고,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더라"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나는 모둠회까지는 아닌데, 순대국밥 먹었을 때 옆 테이블 아재들이 계산해주고 갔다.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첫 휴가 때 중국집에서 동기들이랑 짜장면, 짬뽕에 소주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직장인 분들이 얘기를 재밌게 들으셨는지 탕수육이랑 깐쇼새우를 시켜주시더라"라며 "알고 보니 처음에 시킨 것도 다 계산해줬는데, 그때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이야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