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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 이물질 나왔으니 환불해달란 고객...사장은 배달 전 '음식 사진'을 찍어놨었다

족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배달거지'에게 걸려 음식값을 환불해 줄 수밖에 없었다며 하소연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족발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배달거지'에게 걸려 음식값을 환불해 줄 수밖에 없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배달거지한테 당했습니다'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은 족발집을 운영한다는 자영업자 A씨는 "영업종료 2분 전 한 고객의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며 운을 뗐다.


그는 가게 문을 닫기 위해 주방을 마감했지만 최근 장사가 너무 안 됐던 터라 하나라도 더 팔아야겠단 마음으로 배달 주문을 수락하고는 음식을 준비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조금의 시간이 지났을까. 배달 기사가 A씨의 가게에 와서는 고객의 주문표를 보더니 "이 지역에서 환불로 유명한 집이다"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기사는 "며칠 전에 카페에서 6만 원 상당의 음료를 주문하고는 이물질이 나와서 환불 요청을 한 곳인데 환불 거부를 하면 리뷰로 테러를 하는 집이다"며 환불 일화를 전했다.


아울러 A씨에게 "음식에 문제가 없는지 사진을 남기고 배달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기사의 말에 A씨는 손님에게 배달될 음식의 상태를 확인 후 사진을 찍고 음식을 건넨 뒤 퇴근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배달 앱 고객센터에서 A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고객센터 측으로부터 "마지막으로 배달 주문을 했던 고객으로부터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며 환불 요청이 들어왔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분명 배달 전 음식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던 A씨는 남은 음식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물었지만 고객센터 측으로부터 "이미 고객이 음식을 폐기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 전 기사에게 들었던 고객의 환불 사태를 기억하며 "고객의 환불 이력이 많다고 하는데 맞냐"고 물어봤지만 "개인 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인사이트보배드림


A씨는 기사의 조언을 참고해 음식 사진까지 남겼지만 고객의 환불 접수를 막을 수 없었다.


그는 "너무 화가 나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객을 블랙리스트에 등록하고 주변 업체들에게 공유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에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거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정말 불쌍하다", "자영업자들이 무슨 죄냐", "저런 사람들은 대체 어떤 마인드냐"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한편 배달음식 시장 규모가 커져가는 가운데, 음식을 섭취하고는 환불을 요청해 음식값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악성 고객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상습적인 환불 요청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가 끊이지 않지만 대다수의 사장들은 악성 리뷰나 평점, 동네 평판 등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고객의 요청에 따라 환불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배달앱 이용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8%가 리뷰로 인해 업황 등 피해를 경험했다.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의 잘못을 음식점의 실수로 떠넘긴 경우(79.0%, 중복응답)가 가장 많았다. 또 이유 없는 부정적인 평가(71.7%), 리뷰를 담보한 무리한 서비스 요구(59.7%) 등도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10명 중 8명가량이 이 같은 피해를 겪었지만 소상공인들로서는 배달앱이 주 수입원인 만큼 포기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