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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김앤장 변호사인 줄 모르고 '전세금' 안 준 갑질 집주인의 최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 변호사가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계약 만료돼서 이사 가려고 한 김앤장 출신 변호사,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하지 않자 "임차권 등기하겠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빌라왕 사태'를 비롯해 전세 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이사 가는 과정에서 비겁한 집주인에 맞선 사연이 통쾌함을 안겼다.


지난 9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A씨가 올린 '집주인들 ㅋㅋ'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블라인드'에는 회사 이메일로 소속 직장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으며, 글 작성 시 닉네임과 함께 직장이 표시된다.


A씨는 "이사 한 번 하려는데 대환장 파티다. 도대체 (집주인은) 왜 이렇게들 이악스럽고 비겁한 거냐"며 말문을 텄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에 따르면, 최근 A씨가 살던 집이 계약 만료됐다. 그는 새집으로 이사하려고 준비하던 중 집주인에게 "세입자 더 좋은 조건으로 구할 때까지는 전세금 못 돌려준다. 상승장에서도 비교적 싼 가격에 지낸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계약 만료 시 보증금 반환은 의무인데, 집주인이 A씨에게 가스라이팅 한 것이다.


집주인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A씨는 참지 못하고 자신이 변호사임을 밝혔다. 


그는 "보증금 반환은 의무이고 불이행하시면 임차권 등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임차권 등기'를 하면 등기부등본에 '임차권 등기'라고 표기되고, 이는 곧 집주인이 이전에 살던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게 된다. 한마디로 집에 전과(?)가 생기는 셈이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변호사 티 내기 싫어...상황이 날 극단적으로 만든다" 이사 간 집주인도 변호사를 상대로 사기 치려고 해


변호사의 현명한 대처에 집주인은 결국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왔고, A씨는 다른 집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 이사 가는 집의 주인도 문제가 있었다고 A씨는 추가로 밝혔다.


그는 "기존 세입자하고 명도 소송을 진행 중인 걸 숨기고 나랑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사 2주 전이 돼서야 상황 해결될 때까지 우선 자기가 마련한 다른 장소에서 지내라고 중개인 통해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말인즉, A씨가 살 집에 아직 다른 세입자가 살고 있다는 뜻이고, 집주인은 이전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집이 비워지지도 않았는데, A씨에게 전세 보증금을 받은 셈이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자기 자식뻘이 사회 막 나와서 집 구하겠다고 알아보러 오면 좀 잘 챙겨주고, 잘해주고 싶고 그런 마음은 안 드나? 그저 '어린 호구' 취급하면서도 되지도 않게 가르치려 들고 벗겨 먹으려고만 든다"며 집주인들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난 진짜 변호사인 거 티 내기도 싫고 유세 떨고 싶지도 않고 신사적으로 거래만 하고 싶은데 (집주인들이) 꼭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어 주신다"고 부연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이어 "좀 더 계약과 계약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며 "우리가 기성세대가 됐을 때는 아래 세대한테 모범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A씨의 사이드 대처에 박수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집주인들 명함 보고 지렸겠다", "번지 수를 잘못 찾으셨네", "김앤장의 참교육"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