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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서 '두 명 살해' 후 도둑질하고 달아난 중국동포, 항고했지만 결국 이런 결말 맞았다

2010년, 부산 강서구 한 국밥집에서 중국동포 A씨가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노경민 기자 = "니 죽고, 나 죽고 한번 해보자"


2010년 5월19일 부산 강서구 한 국밥집에서 중국동포 A씨(40대)가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었다. 잠시 후 국밥집에선 여성 2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어떤 사연일까.


A씨는 이날 일자리를 부탁하기 위해 B씨(40대·여)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갔다. 그는 B씨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예전에 B씨로부터 빌렸던 돈 이야기가 나왔다.


A씨는 B씨의 동생에게 돈을 갚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먹고살기도 힘든데 왜 동생에게 돈을 줬냐"고 욕설을 내뱉으며 역정을 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A씨는 B씨를 힘껏 밀쳐 넘어뜨렸고, B씨도 "신고하겠다. 도망가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 말에 순간적으로 격분한 A씨의 눈에 주방 입구에 있던 흉기가 들어왔다.


B씨가 A씨가 든 흉기를 잡고 막으려 했지만, A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게 내리쳤다. B씨가 바닥 이불에 쓰러진 후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잠시 뒤 종업원 C씨(40대·여)가 식당 안으로 들어와 숨진 B씨를 보고 비명을 외쳤다. A씨는 C씨가 이 사건에 아무런 연관이 없음에도 식당 방안으로 끌고 가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B씨와 C씨의 주검 위에 이불을 덮어 놓고, 식당 서랍장 위에 있던 현금과 차 열쇠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수사가 시작되면서 현장에선 A씨의 혈흔이 발견됐지만, A씨는 범행을 부인하기에 급급했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줬음에도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C씨는 아무런 해악을 끼치지 않았는데도 범행을 목격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욕설을 듣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참작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앞으로 피고인이 과연 교화돼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건전하게 생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함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과 상고심에서 잇따라 기각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중국 국적으로 조선족인 피고인이 한국으로 건너와 소외 계층으로 살아온 점과 오래전 2번의 폭행·절도 처벌 이외에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의 사형 구형은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