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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주인공의 실제 모델,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인 황기환 지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인사이트황기환 지사 / 국가보훈처 제공


[뉴스1] 허고운 기자 =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1일 "황 지사가 안장돼 있는 미국 뉴욕 올리벳 묘지 측과 황 지사 유해 파묘에 전격 합의해 유해 봉환이 가능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훈처는 조만간 유해 봉환반 파견을 비롯해 미 현지 추모 행사 개최, 유해 봉환 등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황 지사 유해의 국내 봉환 시점은 오는 4월쯤으로 예상되며, 유해 봉환 뒤엔 정부 주관 행사를 개최하고, 영현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인사이트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 맨 왼쪽이 황기환 지사 / 국가보훈처 제공


평안남도 순천 출신의 황 지사는 10대 후반이던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미군에 자원 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후 그는 1919년 6월 프랑스로 건너가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활동했다.


황 지사는 1919년 10월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200여명이 영국을 거쳐 일본에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펼쳐 그해 11월에 홍재하 등 35명을 구출해 프랑스로 이송시켰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재법한국민회를 조직해 활동했다.


황 지사는 1920년 1월엔 프랑스 파리 주재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서 프랑스어 잡지를 창간하고 강연회 개최를 통해 세계 각국에 우리나라의 독립 필요성을 호소했다.


인사이트tvN '미스터 선샤인'


황 지사는 1921년 4월엔 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에 임명돼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책을 편집했다. 이 책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건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황 지사는 같은 해 5월엔 파리에서 임시정부 통신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친우회'를 조직, 임시정부의 외교 사업을 후원했고 7월부턴 임시정부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에서 활약했다.


이후 황 지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이승만 전 대통령·서재필 선생 등을 보좌하며 외교활동을 벌이다 1923년 4월17일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을 거둬 현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황 지사 묘소는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발견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보훈처는 2013년부터 황 지사 유해 봉환을 추진해왔으나, 올리벳 묘지 측이 "유족이 없는 황 지사 유해 파묘 및 봉환은 법원 결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난항을 겪었다.


인사이트tvN '미스터 선샤인'


특히 보훈처는 2019년과 22년 등 2차례에 걸쳐 미 법원에 황 지사 유해 봉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승인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보훈처는 뉴욕 총영사관과 함께 '황 지사 순국 100년이 된 올해 유해를 봉환해야 한다는 한국민의 염원에 부응해 달라'며 올리벳 묘지 측을 설득한 끝에 파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생을 바쳤던 황 지사의 유해를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모시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황 지사가 고국과 국민의 품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황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