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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 'OO만명', 집 안에 숨어 사는 '히키코모리'...충격 결과 나왔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 청년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도쿄!'


"제발 나와서 밥 먹어라"


엄마의 애타는 부름에도 침대에 누워 휴대폰만 바라보는 청년.


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늘 방 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또래들이 한창 회사도 다니고 친구도 만나러 다닐 때 그는 집에만 머무른다.


밖에 나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 바깥세상은 너무 차갑기만 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3만 서울 청년, 사회적으로 고립·은둔 중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이처럼 사회와 단절하고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청년 인구의 4.5%를 차지한다.


취업 실패와 심리적 어려움은 이들을 고립·은둔 상태로 몰고 갔다.


지난 18일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5~12월 서울에 사는 19~39세 청년 5,513명과 청년이 거주 중인 5,22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시는 정서적·물리적 고립 상태가 6개월 이상인 경우를 '고립'으로, 거의 외출 없이 집에만 지내는 은둔 상태가 6개월 이상이면서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를 '은둔'으로 규정했다.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고립·은둔 청소년과 지원기관 실무자 심층조사(FGI·IDI)를 병행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arapaia


조사 결과 서울 청년 285만 5,995명 중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4.5%, 최대 12만 9,852명으로 추산됐다.


시는 전국으로 대상을 넓히면 6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고립·은둔 청년 55.6%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했으며,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된 비율도 28.5%에 달했다.


10년 이상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는 답변도 11.5%로 집계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극심한 취업난, 심리적 어려움이 주된 이유


고립·은둔 생활의 주된 원인으로는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이 45%로 가장 많았고,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의 어려움'(40.3%), '외부활동 귀찮음'(39.9%), 학교·사회생활 부적응'(30.7%)순으로 뒤를 이었다.


고립·은둔 청년의 89.8%는 지난 4주간 취업 활동을 하지 않았고 직장을 갖게 돼도 일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일할 욕구가 없어서'가 50.7%로 가장 많았다.


지난 2주간 교류한 사람을 묻는 말에는 24.1%가 '없다'라고 답했다.


2주간 고립·은둔 청년의 평균 교류 인원은 2.71명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 청년 평균(8.77명)의 3분의 1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립·은둔 청년들, 우울감 겪고 있어


특히 고립 청년 10명 중 8명은 스스로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다고 느꼈다.


57.6%는 중증 이상의 우울감을 겪고 있다고 했다.


고립·은둔 청년의 18.5%는 정신건강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청년(8.6%)보다 2배 이상에 달한다.


다행히도 절반 이상(55.7%)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원했다.


10명 중 4명(43%) 실제로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취미 활동, 공부, 일, 병원 치료 등을 시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립·은둔 청년들은 '경제적 지원'(57.2%)과 '취미·운동'(44.7%), '일자리·공부 기회'(42%)를 원했다.


가족들은 '고립·은둔 이해 프로그램'(22.4%)과 ''가족 상담'(22.1%)를 통해 자녀들과 소통하길 바랐다.


연구팀 신인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고립·은둔 청년은 실패자 취급을 많이 받았고, 모든 책임도 가정에서 져야만 했다"라면서 "이들은 스스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극복할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 실업 같은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사회적 처방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월 중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체계적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