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 전쟁 나면 생존 확률 '0'보다 조금 높아...서울 탈출 불가능" (+이유)

2017년 북한에서 공개한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장면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TF) 서울지국장 크리스찬 데이비스가 칼럼에서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경우 자신이 생존할 확률은 0에 가깝다고 써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 우발 상황이 벌어졌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6일(현지 시간) 데이비스는 '한반도 전쟁 준비의 교훈'이란 칼럼을 쓰며 한 서방 외교관과 나눈 대화를 언급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가'하고 외교관에게 물었더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 외교관이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길 "각각 적들(남과 북)의 화력은 매우 크고, 이에 비해 그들의 거리는 너무 좁아서 (분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모두 끝날 것"이라고 했다. 

데이비스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내가 생존할 가능성이 0보다 약간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정부와 기업이 대만이나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필요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은 종종 본국 회사로부터 물과 썩지 않는 음식, 현금, 횃불, 위성 전화나 지하나 지하에서 최대 30일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수기 등 다양한 물품들로 가득 찬 배낭을 집에 준비하도록 권고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외국 기업들은 필요한 경우 직원들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정교한 대피 계획을 개발했다. 중국이나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항구에 모이는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GettyimagesKorea

다만 그는 "평상시 공휴일에 서울에서 나가려고 했던 사람이라면 알듯이, 전시 상황에서 서울을 빠져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울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아마도 지하철역이나 지하 주차장 혹은 도시 곳곳에 있는 비상 대피소 중 하나에 숨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또 "한반도에서 긴장 고조는 흔히 볼 수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위기'라고 판단할 것인가? 위기의 어느 단계에서 전쟁을 준비하려고 진지하게 시작할까. 그리고 만약 전쟁이 임박했다면, 당신은 어느 시점에 탈출하기로 결정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