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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주인공 동은이처럼 혼자 급식 먹는 1학년 후배를 보고 중3 선배들이 한 행동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인해 학폭 사건이 이슈가 된 가운데, 한 여학생의 훈훈한 왕따 극복기가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넷플릭스 '더 글로리'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힘이 무섭다. '더 글로리'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소재인 '학교 폭력'이 이슈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 피해자인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되어 가해자를 응징한다는 내용의 복수극이다. 


'더 글로리'의 인기로 인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여러 '학폭 사건'이 재조명되는 중이다. 


그중에는 끔찍한 사건들도 있지만, 훈훈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작은 행동 하나가 얼마나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게 하는 이야기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6년 화제가 됐던 중학교 1학년 학생 A양의 '왕따 극복기'가 재조명됐다. 


A양의 사연에 따르면 그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관계들 틀어진 이후 결국 왕따를 당해야 했다. 급식도 먹지 못해 화장실에 몰래 숨어 삼각김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삼각김밥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담임선생님한테 들켰다. 


선생님의 강요로 A양은 어쩔 수 없이 급식실로 향했다. 물론 같이 밥을 먹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혼자 덩그러니 떨어져 밥을 먹어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혼자서 밥을 먹고 있던 A양에게 처음 보는 사람들이 다가왔다. 3학년 선배들이었다. 5명이 A양을 둘러싸고 앉았다. 


A양은 "우리 학교에 혼자 먹는 사람 나밖에 없어서 그런지 3학년 언니·오빠들 눈에 띈 것 같다"고 했다. 


급식실에 앉아 있던 모든 학생들의 관심이 A양에게 모아졌다. A양이 어쩔 줄 몰라 고개를 숙이고 숟가락으로 밥을 뒤적거릴 때 선배 한 명이 말을 걸었다. 


"오늘 1학년도 진로 교육 받았어?"라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스카이캐슬'


순간 놀란 A양이 급식으로 나온 쿠키 하나를 떨어뜨렸는데, 이번에 다른 남자 선배가 "내 거 먹을래? 나 친구가 안 먹는다고 줘서 3개야"라고 했다. 


A양은 처음 겪는 따뜻한 관심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이 모습을 본 선배들은 등을 토닥여 주고, 눈물을 닦으라며 휴지를 건넸다. 그 사이 '왜 혼자 밥 먹냐?'란 물음은 없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끼리 말하듯 '학교 수업은 어땠냐?', '오늘 도덕 선생님 짜증 났다' 등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A양과 5명의 선배는 급속하게 친해졌다. 선배들은 다음날 급식을 늦게 먹어야 함에도 1학년인 A양과 또다시 함께 밥을 먹었다. 


전교 부회장 선배는 과학고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과학고에 가고 싶어 하는 A양에게 연락처를 줬다. 다른 남자 선배 역시 함께 게임을 하자며 전화번호를 건넸다. 다른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A양은 선배들이 졸업할 때 작은 선물을 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학년이 된 A양에겐 변화가 생겼다.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던졌고 머리도 단정히 묶었다. 자신감이 생기니 절로 미소가 생겼다. 


밝게 웃는 모습의 A양에게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A양은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6명의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반에서 부회장도 됐다. 


A양은 "선배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했다. 


A양이 선배들과 함께 지낸 건 단 3일, 3일 동안 선배들이 보여준 작은 행동이 어두웠던 소녀의 웃음을 찾아줬고, 소녀는 희망을 가지고 학창 시절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