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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 농협의 '이자 8.2%' 고금리 적금 몰래 들려고 농협 직원들이 벌인 황당한 만행

경북 경주시 동경주농협이 목표액으로 삼았던 기준보다 90배에 이르는 예수금이 몰려 결국 '이런' 선택을 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입 제한 없고, 비대면 가입도 가능한 연 8.2%짜리 적금...은행이 올린 안내문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경북 한 농협에서 연 8.2%짜리 적금을 출시했다.


시중 금리보다 높고, 가입에 제한이 없으며 비대면 가입 또한 가능하다는 소식에 예수금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모였다.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은행은 거액의 자금이 몰리는 바람에 곤경에 처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15일 경북 경주시 동경주농협은 자사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안내문을 게재했다.


안내문에 적힌 첫 문장은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였다.


앞서 동경주농협은 당초 지역 상가와 농민 조합원들의 예수금을 조달하기 위해 계약액 약 100억 원을 목표로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목표액보다 90배나 많은 돈이 몰려 1년 치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게 된 은행..."해지 부탁드린다"


그런데 연 8.2%의 적금을 대상 제한 따로 없이 비대면으로 판 결과 약 9천억 원의 자금이 몰리게 됐다.


목표액의 90배다. 은행은 예상하지 못한 자금 유입에 1년치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해지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인사이트동경주농협 홈페이지


농협 측은 "임직원은 이번 일에 대해 추호의 변명 없이 죄송하다"며 "파산으로 고객의 예금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해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동경주농협 조합장도 글을 올렸다. 그는 "30년 농협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정말 비통함을 느낀다"라며 "상생의 일환으로 적금건은 100% 해지 시킨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순회해서라도 해지청구서를 지참해 동의를 받겠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또한 "직업군을 무직으로 변경하는 등 같은 동인으로서 자존심 상처는 이루 말 할 수가 없다"라는 말도 남겼다. 


즉 농협 직원들이 이 특판에 가입하면서 직업을 농협 직원이 아닌 '무직'으로 하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는 뜻이다.  


인사이트동경주농협 홈페이지


가입 고객 "5천만 원 까지는 보호받을 수 있으니 해지는 생각해보겠다"...해지 된 금액, 9천억 원중 4100억 원


한편 이미 가입한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상품에 가입한 한 고객은 "해당 농협이 이번 사태로 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농협에 맡긴 돈이 없어야 망하는 거지 돈이 넘쳐나는데 망할 수 있다는 말하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천만 원 까지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 받을 수 있는 만큼 상품 해지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농협 측에 따르면, 15일 오전까지 해지된 금액은 약 4100억 원이다.


그러나 아직 4900억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