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성관계 경험 고백한 고1 딸, 일주일간 '투명 인간 취급' 당했습니다"
엄마에게 성경험을 털어놓은 10대 딸은 그날 이후로 가족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청소년 성 경험 빨라져 일부 부모들 '멘붕'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성경험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등의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10년 사이 5.1%(2009년)에서 5.9%(2019년)으로 증가했다.
조사 당시 통계청의 해당 연령(만 13~18세) 주민등록인구는 총 309만 6947명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청소년들의 성관계 경험은 늘고 있는데, 일부 부모들은 그 속도에 미치지 못해 예상치 못하게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
때로 이로 인해 자녀와 부모 모두 상처를 받기도 한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고생 딸을 둔 한 여성의 글이 재조명되며 화제를 모았다.
여성 A씨는 고1인 딸아이에게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자고 했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A씨의 딸 B양은 눈에 띄게 망설이고 안절부절못하다가 엄마인 A씨 성화에 못이겨 결국 혼자 간직하던 비밀을 털어놓았다.
고1 딸의 성관계 경험 고백에 충격받은 엄마...딸 '투명인간' 취급해
비밀은 바로 남자친구와 성 경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A씨는 "그때 느꼈던 아뜩함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것"이라며 "말문이 막혀 화도 안 나고 그냥 어처구니가 없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라고 당시 기분을 전했다.
이어 A씨는 "그때 이후 딸아이와 거의 일주일 정도 아무 말을 안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얼굴을 보면 화만 나고, 딸아이가 밖에 나간다고 하면 '내가 애써 키운 네가, 내가 벌어온 돈으로 한껏 꾸미고 그 잘난 남자친구란 XX랑 관계하러 가는 건가'란 몹쓸 생각까지 들더라"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고 1이면 나여도 좀 그렇다", "나 같아도 충격이다", "아직 미성년자인데 걱정되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실망감까진 이해해도 외출할 때도 저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오바다", "피임법을 알려줘야지 막아서 될 문제가 아님", "투명인간 취급당할 때 딸이 슬펐을 듯" 등 딸의 편에 선 이들도 있었다.
한국 청소년 중 성 경험 있는 10대들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한편 성경험이 있는 중1부터 고3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성관계 시작 연령은 평균 13.6살로 나타났다.(2018년 기준)
2019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는 고3 남학생의 경우 100명 중 15명(14.6%)꼴로, 고3 여학생의 경우 100명 중 7명(7.2%)꼴로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비해 성관계 경험자의 피임 실천율은 58.7% 밖에 되지 않아 우려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