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부부 관계 다루는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7년 차 부부 상담하는 과정에서 문제 제기돼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부부 관계 문제 등 다소 자극적인 내용을 다룬다고 지적받던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이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제37차 방송심의소위원회(방심소위)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에는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 대한 문제 제기 내용이 담겼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문제가 된 회차는 지난 7월 4일 방영된 회차다.
이날 방송에는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방송인 전민기와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정선영 부부가 출연했다.
이 둘은 결혼 7년차다. 둘은 눈에 띄게 줄어든 부부 관계가 고민이라면서 오은영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섹스리스', '자위', '속궁합 점수', '성감대' 등 여과 없이 그대로 방영돼
오은영은 방송에서 "자위에만 너무 몰두하면 배우자와 더 소원해지겠죠"라면서 "가뜩이나 섹스리스인데!"라는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이 담긴 회차가 방영되자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단어 선택이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결혼지옥'은 방심소위에 민원이 제기됐고, 심의 대상에 올랐다.
오은영 박사 /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이날 방송에서는 '섹스리스', '자위', '속궁합 점수', '성감대', 'ㅇㅇ 횟수, 'ㅇㅇ 시그널' 등 선정적인 용어와 내용이 여과 없이 다뤄졌다.
'결혼지옥'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다.
그러나 민원을 제기한 측은, 방송에서 지나치게 적나라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근거로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5조에 위반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방심소위, '문제없음'으로 최종 의결...19세 등급·오후 10시 30분에 방영돼서 문제없어
방심소위는 민원을 제기한 측이 내놓은 주장과 근거를 토대로 심의를 진행했고, 결과를 발표했다. 심의 결과는 '문제없음'으로 최종 의결됐다.
19세 등급으로 분류가 돼 있고, 오후 10시 30분에 방영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방심소위가 내놓은 결론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측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방송심의 규정에 선정적 묘사, 성 상품화 금지 조항이 포함된 만큼 시청자의 감정과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성옥 심의위원은 "제35조 조항은 '성 관련 내용을 선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성을 상품화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라며 "성생활을 아주 인간의 내밀한 영역으로 보는데 이렇게 다 공개하도록 한 것이 과연 권장할 만하거나 바람직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인이 제기했듯이 이것을 조금 너무 선정적으로 다루거나 상품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관점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법적 제재인) '권고' 의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수영복 입고 노천탕에서 입맞춤하고 껴안는 장면 방영돼도 '문제없음'
한편 MBN·ENA 예능 '돌싱글즈3'도 과도한 수위로 인해 선정성 논란이 인 바 있다.
'돌싱글즈'는 일반인 두 명이 데이트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8월 21일 방영된 9회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여가 수영복 차림으로 노천탕에서 입맞춤하고, 껴안는 장면 등이 그대로 방영됐다. 해당 장면은 역시 논란이 됐고, 방심소위에 민원이 제기됐다.
MBN '돌싱글즈3'
방심소위가 내린 결론은 '문제없음'이었다.
이광복 위원장은 "요즘 이런(돌싱글즈) 류의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정민영 위원도 "이 내용이 청소년 정서발달에 특별히 해가 될 만한 내용인지는 의문이 있다"며 "15세 이상 시청가에서 이 정도는 허용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문제없음' 의견"이라고 말했다.
MBN '돌싱글즈3'
다만 윤성옥 위원은 이 방송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윤성옥 위원은 "이런 장면들이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방영된다면 나중에는 무분별하게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의견 제시'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