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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최측근 참모’ 백악관 셰프, 한국사찰음식 과외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원하고 고소한 한국의 콩국수를 만들어 줄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요리사인 샘 카스가 한국 음식을 배우기 위해 방한했다.


ⓒ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원하고 고소한 한국의 콩국수를 만들어 줄 겁니다."

2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미국 백악관의 영양정책 선임고문 겸 부주방장인 샘 카스(34). 

샘 카스는 오바마 가족을 위해 오랫동안 음식을 만들어 온 요리사로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09년 백악관에 들어갔다. 꿀을 넣어 만든 백악관의 이른바 '오바마 맥주'도 그의 작품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골프를 즐기는 참모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의 독립기념일 행사 지원을 위해 한국에 온 그가 진관사를 찾은 것은 건강식으로 소문난 한국의 사찰음식을 배우기 위해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추진 중인 어린이 비만퇴치 프로그램 '렛츠 무브'(Let's Move) 이사도 맡고 있다.


ⓒ 연합뉴스

카스 부주방장은 방한 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한국 방문 사실을 알리고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이번 방한은 한국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미국 음식과 조리법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진관사에서 두 가지 음식 조리법을 배웠다. 주지 계호 스님이 직접 나서 오이 물김치와 콩국수 만드는 '비법'을 전수했다. 

계호 스님이 "오이는 더울 때 땀을 식혀주고 갈증을 풀어주기 때문에 여름에 이만한 식재료가 없다"고 설명하자 그는 공감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이 물김치를 담글 때는 백악관 셰프답게 능숙한 솜씨로 무와 당근으로 채를 썰어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콩국수를 만들기 위해 콩깍지도 까고 콩을 짜서 콩국물도 냈다.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밀어 국수를 빚는 일이 낯설 수밖에 없지만 금세 적응해 국수가락을 썰어냈다.

진관사 총무 법해 스님과의 차담에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에 "그런 거 같다. 백악관에서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는데 절에 오니까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 연합뉴스

또 백악관 뒷마당에서 신선한 채소를 직접 키우는 텃밭도 소개했다. 

카스 부주방장은 요리 수업을 마친 뒤 스님들과 함께 전통 사찰음식으로 차려진 저녁식사를 했다. 

그는 "불고기와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김치가 최고인 것 같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서 불고기 만드는 법을 배워 오라고 했는데 돌아가면 불고기뿐 아니라 콩국수도 만들어서 상에 올려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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