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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데 애 낳았다" 조롱에 '자식 4명' 키우는 아빠가 대답한 '행복'의 기준

여유롭지 않은 상황 속 다자녀를 낳았다는 이유로 조롱당하던 4남매 아빠가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4자녀 키우는 아빠가 매일 듣는 말... "돈 없는데 애 낳았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사람들 사이에선 '금전적인 여유가 없이 애를 낳는 것은 사치'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는 한국이 '출산율 꼴찌'라는 타이틀을 얻은 뒤로 출산 장려하고 있지만, 막상 사회에선 "돈도 없는데 애 낳는 건 이기적"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4남매를 키우고 있는 남성 A씨가 용기를 내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말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번 돈 없는데 애 낳았다고 조롱 받는 다자녀 아빠입니다'라는 글이 공개됐다.


A씨는 "어딜 가든 자녀 4명을 키우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돈 많아요?'라고 묻는다"며 운을 뗐다.


그는 "불경기에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건 알고 있지만 모든 상황에 돈을 대입해서 보는 게 마음 아프다"면서 "제 경우엔 직장 생활하느라 부족하더라도 함께 오손도손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해 4명이나 낳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행복의 기준은 '돈'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최고로 키우지 못할 거면 부모 자격이 없다'고 말하거나 '대책없이 애들 낳은 부모'라는 인식이 늘고 있는데, 이런 사회의 분위기가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A씨는 "좋은 학원에 보내고 좋은 옷 입히면서 독립할 땐 집 한 채 해주는 게 기준이 된다면 누군가라도 부모가 됐을 때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돈을 삶의 기준으로 만들면 행복을 절대 찾을 수 없어"


그는 "모든 게 사랑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돈을 기준으로 삼고 살다 보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결혼·출산은 물론 사람들의 개인주의 성향만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 주변에 관심과 사랑을 갖고 둘러보며 살다 보면 뭐가 더 중요한 지 깨닫게 된다"면서 "진부한 얘기 같지만 많은 사람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여유"라고 말했다.


그의 훈훈한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해당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 저출산에 이어 초산 평균 연령도 '악화'


이들은 "이 글을 보니까 무조건적으로 돈만 벌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다는 말이 와닿는다", "행복의 기준은 돈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자꾸 돈에 맞춰지는 현실..."이라며 저마다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25일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초산 평균연령은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26세에서 32세로 올라갔다.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인 0.84명 수준인데, 출산·양육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노동문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 수는 27만 2천 300명로 사상 최초로 20만 명대까지 내려앉았고 합계출산율은 OECD 꼴찌인 0.84명이었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동일 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 문제는 계속 심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