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검사인데…" 육군 대령 출신도 보이스피싱에 낚여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노인들의 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사기 전화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송금책에게 전달한 혐의로 방모(46), 고모(3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7월 22일 오후 1시께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모(74)씨로부터 7천만 원을 받아내는 등 4개월여 동안 수도권 일대에서 피해자 9명으로부터 2억7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대상은 판단력이 흐린 노인들이었으며 피해자 중에는 1천350만 원을 뜯긴 육군 대령 출신 퇴역 군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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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검사인 척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돼 통장의 돈이 인출될 수 있으니 돈을 모두 찾아놓고 있다가 우리 직원이 집 앞으로 가면 맡겨라"라고 속인 후 해당 집에 찾아가 검찰청 직원인 양 돈을 받았다. 

받은 돈에서 수수료로 6∼8%를 챙긴 이들은 영등포 환전소 인근에 가서 중국 송금책에게 돈을 넘겼다. 

이들은 범행 가담 전 중국에 가서 일명 '나타샤'로 불리는 조직 총책에게 "돈 받는 장소 인근까지 택시를 타고 가다, 500여m 전에 내려서 걸어가야 CCTV를 최대한 피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교육받고 계약서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경찰 관계자는 "방씨와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다른 조직원들과 총책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장미란 기자 mira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