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고액체납자 집 가마솥 아궁이에서 발견된 6억 돈다발


 

국세청이 고액·상습 체납자 2천여 명의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이 중 한 체납자의 집 가마솥 아궁이에서 6억짜리 돈다발이 발견됐다. 

 

25일 국세청은 소득세 등 수백억원을 체납한 채 서울 성북동의 대저택에서 호화생활을 즐기던 중개업체 대표 이모 씨를 비롯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과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오늘 공개하고 내일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소개한 재산추적조사 사례 가운데 양도소득세 9억여원을 내지 않은 서모 씨는 부동산 경매로 배당받은 수억원의 자금을 세탁해 현금으로 숨겨놓은 상태였다.

 

서씨 부인과 자녀 명의로 된 전원주택을 살피던 국세청 조사관들은 재래식 가마솥이 놓인 아궁이 안쪽 잿더미 속에서 검은 가죽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에는 5만원권 등 한화 5억원, 100달러짜리 등 외화 1억원어치의 지폐뭉치까지 총 6억 원이 들어있어 재산을 환수했다.

 


 

또한 국세청은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회사에서 빼돌린 돈으로 시가 80억원에 달하는 저택을 구입한 이모 씨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저택 내부 와인 저장고에 놓인 고급 와인 1천200여병, 명품 가방 30개, 그림 2점, 골프채 2세트, 거북선 모양으로 된 금 장식 등이 발견돼 압류·봉인조치했다. 

 

이외에도 국세청은 양도소득세를 줄여서 신고하는 수법을 써 93억 원 이상을 체납한 고미술품 감정·판매업자인 김모 씨, 서울 강남의 여관건물을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를 신고해 놓고 20억원을 체납한 조모 씨 등을 찾아내 검찰에 고발했다. 

 

심달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앞으로도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고, 악의적인 체납자는 형사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해 성실 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미란 기자 mira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