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울에서 열린 기념행사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어제(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같은 날 중국 베이징에서도 열렸다. 한국과 중국 정상(頂上)이 축하 메시지를 교환하며 양국의 관계를 지속·강화하자는 뜻이 모였다.
새 분기점에 선 양국의 뜻이 오가는 자리였던 만큼 많은 관심이 모였는데, 시민들은 서울과 베이징에서 각각 행사를 연 양국 정부의 단어 사용 차이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차이는 '단어'였다. 한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표기된 문구가 문제가 됐다.
한글이 밑에 있어 꽃에 단어가 가려지는 모습 / 뉴스1
중국은 행사에서 한국과 중국의 수교를 한자로 쓸 때 '中韓建交(중한건교)'라고 썼다. 자국을 앞에 두고 한국을 뒤에 뒀다. 수교 대신 건교를 쓰기도 했다.
대신 한글로는 '한중수교'라고 써줬다. 한국을 앞에 두고 자국을 뒤에 뒀다. 한글을 보는 이들은 한국인들이고 또 행사에 참석한 한국인들을 배려한 차원으로 보인다.
한국도 자국에서 열린 행사에서 행사 참석 중국인들을 배려하는 의미로 '中韓建交(중한건교)'를 썼다.
그런데 한국어로 한중이 아닌 '중한'이라고 적었다. 자국을 오히려 뒤에 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세계 그 어느 나라의 행사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부분이어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념행사 / MBC 뉴스데스크
한자를 위에 두고 한글을 밑에 둔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중국은 자국의 언어를 위에 쓰고 한국의 언어를 밑에 적었다.
반면 한국은 자국의 언어를 밑에 쓰고 중국의 언어를 위에 적었다. 그 반대가 돼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은 "외교는 디테일인데, 이렇게 허술하면 어떻게 하냐"라고 입 모아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은 "북한과 함께하는 행사에서 '북남단일팀', '북남정상'이라고 했다고 생각해 보면 이번 실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라고 지적해 공감을 얻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 그 대신 축하 서한을 보내 박진 외교부 장관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행사가 양국 교류와 협력을 가일층 촉진시키고 국민들과 우의를 강화시켜 나가길 기원하며, 미래 30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