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아침마다 5종류 음료 타고 임원 먹을 '약+삶은 계란' 준비하는 경리 직원이 커뮤에 올린 '부탁'

인사이트네이트판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 중소기업에서 3년째 경리로 일하는 한 여성이 올린 하소연글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여성이 마지막에 남긴 '부탁' 때문에 이 글은 각곳으로 퍼져나가며 공유되는 분위기다.


최근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부당한 회사 업무라고 생각해요, 한 마디씩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회사 경리 여성 A씨는 최근 월급 30만원이 인상됐다. 원래는 15만원이 인사될 예정이었지만 해고된 인포메이션 직원 1명이 하던 일을 떠맡아 하는 조건으로 2배 인상을 받았다.


회사 사정을 고려한 조치이기에 A씨도 받아들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그의 이런 희생정신은 단 며칠 만에 희미해지고 말았다. 임원 5명이 단돈 15만원만 인상해줘놓고 190만원을 받던 직원만큼 일을 하기를 바라고 있어서다.


그는 해고된 인포 직원이 하던 '아침 회의 시간 전 임원 5명을 위한 음료 준비'를 하게 됐다. 같은 음료로 통일된 것도 아니고 5명이 각각 다른 음료를 마신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뜨거운 둥글레차, 아이스 아메리카노, 뜨거운 믹스커피, 연한 뜨거운 아메리카노 등 취향도 제각각이다.


종이컵에 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받침이 있는 유리잔에 타야 하고 그 잔마저 다 각각 다르다. 치우는 사람도, 설거지하는 사람도 모두 A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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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집이 멀어 식사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임원들의 삶은 계란도 준비해야 하고 먹는 약까지 준비해 놓아야 한다.


점심 식사가 끝나면 또 티타임이 있어서 아침에 했던 대로 각각 다른 음료를 준비해야 한다.


정작 자신은 입에도 대지 않는 음료와 삶은 계란을 준비하고 음식물까지 버려야 하는 상황. 15만원을 더 안 받고 아예 안 하는 게 훨씬 이득인 이 업무적 고통을 그는 끝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들은 A씨가 처한 상황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회사에 새로운 조치를 구할 게 아니라 '나가는 게' 맞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회사가 퇴사를 사실상 강요한다는 것이다.


황당함에 젖은 누리꾼들은 "임원 약을 직원이 왜 챙기나", "아침밥도 직원을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직원이 딸인 줄 아나"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15만원 더 줘놓고 190만원 받던 직원처럼 하라는 건 도둑놈 심보. 부당계약이다"라고 해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