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내려달라"...파리 명문 축구 구단에 직접 항의해 욱일기 장면 삭제한 프랑스인 파비앙

PSG 유튜브 채널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프랑스 축구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이 일본 투어 홍보 영상에 '욱일기' 이미지를 활용해 논란이 인 가운데, 단 2시간 만에 영상이 빠르게 수정된 이유가 밝혀졌다.

PSG 측이 이토록 발 빠르게 영상을 수정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인 파비앙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PSG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PSG 일본투어 2022'라는 제목으로 홍보 영상을 게재했다.

문제는 해당 영상 속 한 장면이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파비앙 인스타그램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국내외 팬들은 '욱일기' 이미지 사용을 지적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평소 PSG 팬인 파비앙 역시 문제의 영상을 접했고 곧바로 구단 측에 직접 연락해 욱일기 장면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파비앙은 자신이 직접 PSG 관계자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해당 대화에서 파비앙은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욱일기가) 일본 국기 또는 비디오 게임에 나오는 깃발 정도로 생각하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파비앙 유튜브 캡처

이어 "특히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동등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파비앙의 설명을 들은 PSG 관계자는 "알려줘서 고맙다. 당신의 조언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즉시 영상을 지우고 최대한 빨리 새로운 영상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놀랍게도 문제의 영상은 게시된 지 2시간 만에 삭제됐다.

파비앙은 "영상을 보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대신 사과드린다"며 "영상을 수정해 다시 올린다고 한다. 이번 실수를 통해 많은 프랑스, 유럽 사람들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 "구단 측은 유럽에서 인식이 낮아 전혀 몰랐다고 한다. 한국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고 대신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파비앙 유튜브 캡처

파비앙과 대화 후 영상을 삭제한 PSG 측은 이후 욱일기가 제거된 홍보 영상을 다시 올렸다.

PSG 측에 직접 항의해 욱일기 장면을 삭제한 숨은 공신이 파비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많은 팬들은 그의 발 빠른 행동에 고마움을 드러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평소 남다른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파비앙은 오랜 기간 한국에서 활동하며 누구보다 한국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

또 최근 파비앙은 한국에 처음 들어오고 13년 만에 '영주권'을 취득했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