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최고 가격 대비 약 50만 토막 수준으로 하락한 가상자산 루나(LUNA, Terra)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넘쳐나는데 가해자는 누구이고, 결국 누가 책임지고 보상을 할 것인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루나를 탄생시키고, 개발하고, 관리한 주체는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지만 제도상 그를 처벌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권 대표는 생태계 복원을 위해 새로운 루나를 개발해 발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홀더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뉴스1
루나 폭락 사태가 일어난 지 4일째인 오늘(16일), 루나는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0.00024달러(한화 0.3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0.39원과 0.78원을 오느내리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지만 책임을 지는 이는 아직까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권 대표에 대한 처벌 목소리가 크지만 권 대표가 처벌을 가능성은 적다.
권 대표가 발행자·개발자 등 관리 주체로서 투자자들을 기망해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의 입증돼야 하는데, 그 증거가 거의 없어서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도 법적 권한이 없어 나서지 못하고 있다. 테라폼랩스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도 못한다. 당연히 검사·감독 업무도 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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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자산 거래는 민간 자율에 맡겨져 있어서다. 거래소의 특정 이상 행동이 아니라면 금융당국이 개입하고 대응할 근거가 부족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거래소들의 거래 규모와 대응 현황 파악에 나섰지만, 현행법상 당국은 가상 자산을 통한 자금 세탁만 처벌할 수 있어 권 대표를 조준하기는 어렵다.
한편 권 대표는 자신이 탄생시킨 루나가 여러 피해자를 양산했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자체적인 구제책으로 '새 루나' 발행을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진정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생각이라면 최소한 현재 발행된 루나는 사들여 소각이라도 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