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혼술남녀'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취업 준비 반 년 만에 지방직 9급에 합격한 공무원이 한 달 만에 사표를 내고 공시생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품었던 기대와 달리 업무 현장은 지옥과 다름이 없어서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방 9급 공무원 하다가 한 달 만에 사표 낸 내용'냈다는 제목으로 퇴직한 9급 공무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취업 준비 6개월 만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지방직 9급 공무원에 합격했다. 시장님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설레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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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후 자신을 데리러 온 7급 공무원을 따라 근무지로 이동했다.
7급 공무원은 A씨에게 "전임자가 인사전보로 다른 곳에 가게 되어 그가 맡던 업무를 하게 될 거다"라며 각종 서류와 규정집이 산더미처럼 쌓인 자리로 안내했다.
A씨는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앞서 '누군가는 업무를 가르쳐주겠지'라 생각했다. 그러나 7급 공무원은 "지금 전임자가 새로 가게 될 곳에서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는 그냥 가버렸다.
첫 직장 생활을 하게 됐는데 업무를 알려주는 사람을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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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본인 일이 아니면 칼같이 모르는 척하는 게 너무 이상했다"며 꿈꿔왔던 직장생활과 너무나 다른 현실에 회의감을 느꼈다.
A씨는 첫날부터 지옥을 경험해야 했다. 무얼 어찌해야 할지 몰랐고, 민원인의 업무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급히 도움을 청하려 옆자리 서무한테 물었지만 "전임자한테 물어봐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전임자에게 연락해 보기도 했으나 "저녁 9시에나 시간이 나는데 2시간 정도 인수인계를 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민원인에게 "시일이 걸리는 사항이다", "당장 처리가 어렵다"는 식으로 둘러보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급한 사항이니 빨리 처리해 달라"는 높은 언성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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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A씨는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달이란 시간을 보냈다.
결국 불면증과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던 그는 사직서를 내고 다시 공시생으로 돌아가 7급 공무원을 준비하기로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국가직도 비슷하다", "밤늦게 인수인계해 준 저분이 완전 천사다", "공무원들 노력에 비해 임금이 너무 짜다", "공무원들 많이 뽑는다더니 그 인원은 다 어디로 간 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현실을 꼬집었다.
어렵게 공부해 취업에 성공했지만 예상치 못한 직장 분위기로 사직서를 내는 사람을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이 이탈 없이 회사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