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의사 출신 장준혁 검사 "검수완박은 대학병원 없애고 동네의원만 남기는 것"

인사이트평검사 회의장 들어가는 검사들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의사로 일하다 검사로 전직한 현직 검사가 '검수완박' 입법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의사 출신의 이 검사는 "검사는 3차병원(대학병원)을 없애고 동네의원만 남기는 꼴"이라며 결국 피해는 국민의 몫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21일 의사 출신의 장준혁 검사(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형사부 소속)는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너는 왜 의사하다가 검사가 됐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검사는 검찰 수사를 의료 시스템에 비유하며 '형사사법 시스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장 검사는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의사도 정말 좋은 직업이지만 검사는 수사를 통해 억울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게 누구든 간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검사가 됐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하얀거탑'


그는 "누군가 죽으면 남겨진 사람들은 한이 남는다"라며 "많은 의약 분야 사건의 관계인들이 저마다 한을 품고 검찰에서 한 번 더 면밀히 수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장 검사는 의약 분야 수사 전문가로서 검찰의 역할과 검수완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의약 분야를 포함한 전문 분야 사건에서 수사와 공소 유지의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장 검사는 검찰의 전문 분야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검사는 "의약을 포함한 전문 분야 사건은 수사와 공판의 분리가 불가능하다"며 "분야 자체의 전문성·폐쇄성으로 인해 의료과오 사건의 실체 접근이 어렵고, 증거 확보도 어렵고, 이에 대한 분석도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수사 단계부터 공판에 이르기까지 수사를 통해 사건을 파악하고 재판에 증거를 현출할 수 있는 통합형 전문가가 필요하고, 지금까지 저희 검사들이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라고 자신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검사내전'


의료 사건에서 전문성이 결여돼 있을 경우 사건이 부실처리될 가능성이 높고 공수 유지에도 심각한 장애가 생길 거라는 주장도 했다. 재판부 설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검사가 수사도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숨이 탁탁 막힌다"라며 "재판까지 가지 못할 사건이 폭증할 수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전문가를 기르는 시스템이다"라며 "수사를 통해서만 전문가가 배출되고 시스템이 유지된다. 수사 전문가인 검사가 그 역량을 펼쳐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 법안 입법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장 검사는 로스쿨 출신의 검사다. 로스쿨 출신의 검사로는 최초로 의료사고 분야 2급 블루벨트(공인전문검사) 인증을 받았다.


장 검사는 故 신해철의 의료 사망사고를 수사하는 등 다수 의료사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