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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림픽 치른 '루지 국대' 임남규가 국민들 응원받고 울컥해서 쓴 감사편지

33살 루지 국가대표 임남규가 자신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국민들에게 감사 편지를 써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임남규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여러분들이 저를 진정한 올림피언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33살 루지 국가대표 임남규의 레이스가 끝이 났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은퇴를 선언 뒤에 다시 복귀한 그는 부상이라는 악재에서 가까스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의 성적은 34명의 선수 중 33위. 


하지만 그는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에겐 씁쓸한 성적일 수 있으나 임남규는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은 기적의 나날들"이라고 자신의 올림픽을 평가했다.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경기를 마친 임남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편지를 썼다. 자신을 응원해 준 국민들을 향한 편지였다. 


그는 "경기 결과 개인전은 35명 중 34위를 기록했다. 누군가는 뒤에서 은메달이라고 한다. 가까스로 꼴찌를 면한 어찌 보면 부끄러운 결과였다"고 했다. 


한 달 전 정강이뼈가 드러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던 임남규가 포기하지 않고 안간힘을 쓰며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얻은 결과였다. 


그러나 성적표를 받고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해 '비난과 야유가 쏟아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임남규는 그런 마음으로 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조심스레 인스타그램 댓글과 네이버 응원하기를 확인했다. 순간 가슴이 턱 막히고 목이 메어졌다.


"제발 다치지만 말고 돌아오세요", "끝까지 잘 버텨주시고 대한민국을 대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상을 딛고 올림픽 출전한 거만으로도 대단하신 거 같아요", 선수님 덕분에 저도 용기를 가지게 되었어요"


셀 수도 없이 많은 응원이 달렸다.


임남규는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말로 표현이 안 된다"며 "여러분들이 저를 진정한 올림피언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대회는 임남규에게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회를 앞두고 이미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임남규가 좀 더 함께 달려주기를 바라지만 쉽게 잡을 수는 없다. 임남규가 이번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기 때문이다. 


루지 불모지인 한국에서 임남규의 활약은 루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고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앞으로 한국 루지에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