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한 여군, 다른 부대로 옮겼지만 직속상관에게 또 성범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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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지난해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 피해로 인해 고통을 호소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여군들은 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타 부대로 전출됐지만 바뀐 곳에서도 성폭력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했다.


18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군 검찰 공소장에서 육군 한 보병사단 소속 강모 소령은 지난해 6월 17일 여군 A씨를 성폭행했다. 그는 이후 25일 "상담을 해주겠다"며 A씨와 다른 여군 B씨를 집으로 불러들여 강제로 성추행을 했다. 


휴대폰 포렌식 결과 강 소령은 범행 당시 정신을 잃은 A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검찰은 강소령이 "죄질이 나쁘다"며 같은 해 8월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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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후 전출 발령난 A씨는 여전히 악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A씨가 지휘부에 신고한 진술서에 따르면 A씨는 성폭행 피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8일 타 부대로 전출됐다.


A씨는 새 부대에 전입한 지 13일만인 지난달 21일 직속상관 C소령으로부터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말을 통화로 들었으며 지난 2일 술자리에서는 "부부관계를 안 한 지 꽤 됐다. 나도 남자니까 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행·성추행 피해를 받은 지 약 6개월 만에 새 부대에서 성희롱을 당한 셈이다. A씨는 C소령의 말을 듣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라며 진술서에 "C소령은 성폭력 사건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쉽게 보아 성희롱적인 언행을 했다. 이전 피해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며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진술서의 내용은 14일 지휘관에게 신고됐으며 C소령은 A씨로부터 분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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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 역시 군 연쇄적 성폭력 피해자로 나타났다. 


그는 2020년 11월 자신의 부대 행정보급관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당시 행보관은 B씨의 외모를 평가했고 얼마 안 있어 이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오늘부로 아가씨 된 거냐. 애 아빠는 언제 만들어줄 거냐"는 발언을 했다. B씨는 해당 사실을 양성평등상담관과 부대 주임원사에게 보고했다.


B씨가 양성평등상담관에 제출한 피해 진술서에 따르면 "추가 피해가 있을 때까지 사단장에게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B씨의 의사와 달리 피해 사실은 사단장에게 보고됐고 전출된 것은 오히려 B씨였다.


사단장은 "일·가정 양립제도에 선발됐다"며 B씨를 타 부대에 전출할 것을 제안했다. B씨는 타 부대에서 가까스로 적응해갈 무렵 지난해 6월 강소령에게 성추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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