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소주가 달다"는 친구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과학적'인 이유

인간 유전자에는 'TAS2R38'이라는 쓴맛을 감지하는 유전자가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또!오해영'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크으 술이 달다 달아"


소주를 마시면서 꼭 달다고 하는 친구들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술 중에서도 특히 소주는 쓴 맛으로 알려진 만큼 소주가 달다고 하는 친구들을 보면 '술쟁이'라고 오해하게 된다. 술맛이 단 게 아니라 지금 기분이 달달한 게 아니냐는 핀잔도 해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그 친구들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과학적 이유가 전해졌다. 이들은 체내 유전자 덕분에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해서 진짜로 단맛을 느끼는 것이었다. 


인간 유전자에는 'TAS2R38'이라는 쓴맛을 감지하는 유전자가 있다.


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TAS2R38은 쓴맛에 민감한 PAV 타입과 둔감한 AVI 타입으로 나뉜다.


PAV 타입의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술뿐만 아니라 커피, 채소 등을 섭취했을 때 남들보다 쓴맛을 강하게 느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별에서 온 그대'


PAV 타입은 AVI 타입보다 쓴맛을 무려 100배에서 최대 1천배까지 더 민감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PAV 타입 보유자는 음식의 쓴맛을 훨씬 더 잘 느끼기 때문에 편식이 심한 경우도 많다. 


오이 또한 'TAS2R38' 유전자 영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미국 국립보건원(NIH) 의사소통장애연구소(NICDC)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며 오이가 특정 사람들에게 호불호를 띠는 이유는 TAS2R38 유전자 차이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오이의 꼭지 부분에서는 코코비타신과 에라테린이라는 성분 때문에 쓴맛이 나는데 PAV 타입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 이 쓴맛을 AVI형보다 100~1000배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들은 참외나 멜론, 수박에서도 쓴맛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술도 마찬가지로 같은 술을 마시고도 TAS2R38 유전자 타입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친구가 '술이 달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며 무조건 '술쟁이' 취급을 하기보다는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AVI 유전자를 가졌구나'라고 생각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