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작별 앞두고 北 누이와 손수건 바꾼 할아버지


 

"누님, 이렇게 바꿉시다. 누님 냄새라도 맡게...". 65년 만에 만난 누이를 향한 김현욱 할아버지의 말이다.


지난 25일 2차 이산 가족 상봉에서 만난 남측의 김현욱(61) 할아버지와 북측의 김영심(71)씨는 다시금 이별을 준비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950년~1951년 사이에 일어났던 1.4후퇴 때 헤어졌다. 일부 가족이 평양 대동강 기차역에 오르면서 남은 가족들과 서울 남대문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던 때가 마지막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후 65년이 흐른 후에야 누이와 재회하게 된 김현욱 씨는 또 다른 작별을 앞두고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서 갈색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누이의 분홍색 줄무늬 손수건과 맞바꿨다.

김현욱 할아버지는 "누님 냄새라도 맡게.."라며 "그냥 갑자기 주고 싶었다. 마지막이니까. 내일은 또 못 볼 수도 있잖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할아버지는 손목에 차고 있던 금장 시계를 빼서 북측 고모 김명옥(79) 씨에게 끼워주기도 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지난 23일부터 오늘(26일)까지 진행된 2차 상봉은 작별 상봉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