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오늘(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했던 날입니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지난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사살했다. 

이날 안중근은 새벽 하얼빈 역으로 나가 러시아 병사들의 경비망을 뚫고 역의 구내 찻집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도착을 기다렸다. 

잠시 후 이토 특별열차를 타고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는 러시아의 재무대신 코콥초프와 대화를 한 다음 러시아 의장대를 사열한 뒤 다시 귀빈 열차로 향했다. 

이때 의장대 후방에 있던 안중근이 러시아 군대 앞을 지나가는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3발을 발사해 명중시켰고, 이에 이토 히로부미는 피격 당한지 30분 뒤에 숨졌다.

당시 안중근은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러시아 헌병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중근은 만주의 뤼순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은 뒤 사형을 선고받았고, 1910년 3월 26일 교수형을 당하며 세상을 떠났다. 

한편, 사형을 앞둔 안중근에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는 내용의 편지를 전했다.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전문>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