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사(史)피아 카르텔' 한국사 교과서 매출 90% 독식 논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 매출의 90%를 '사(史)피아들의 카르텔'이 독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현재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매출액 기준으로 진보·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과서들의 독점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 2014년 매출액 기준으로 진보·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5종(미래엔, 비상교육, 동아출판, 천재교육, 금성출판사)의 매출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했다.

 

중도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2종인 지학사와 리베르스쿨은 약 10%였고 보수 성향의 집필진이 쓴 교학사는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난해 출판사 미래엔은 한권당 5,420원짜리 한국사 교과서를 36만권을 찍었고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교학사의 매출액과 비교해 100배 이상 차이났다.

 

한국사의 검정교과서 시장을 독식하는 출판사들의 집필진에 진보 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이들이 벌어들이는 교과서나 참고서 인세 수입은 개인당 연간 최대 4,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성출판사, 미래엔, 천재교육, 지학사, 두산동아, 비상교육 한국사 교과서 6종>

 

이와 관련 교육계 한 관계자는 "역사 교과서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대학부터 고교, 그리고 출판사까지 역사교육계를 장악하고 있는 뿌리깊은 카르텔이 존재한다"며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그들만의 안정된 시장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사 고교 교과서 집필진 중 서울대 출신이 전체 59명 중 28명으로 47.5%에 달했다.

 

서울대 사학과 8명, 사범대 역사교육과 19명, 동양사학과 1명으로 드러나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서울대 출신에 큰 영향을 받아 이른바 '사(史)피아'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대 사범대 역사교육과 출신은 19명으로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교과서 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학사는 8명 중 8명 전원이 서울대 출신이었고 금성(8명 중 7명)과 리베르스쿨(5명 중 4명)은 80% 이상이 서울대 출신이 집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국대는 6명이 참여해 10.2%, 연세대는 5명으로 8.5%, 고려대는 4명으로 6.8%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를 종합하면 현재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특정 대학의 특정 인맥에 의해 지나치게 좌우돼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역사학자들은 설명했다.

 


 

대학교 사제지간의 교과서 집필 독식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인 것으로 지적됐다.

 

사제지간 집필현상은 미래엔과 교학사 2개 출판사에서 나타났다. 미래엔의 경우 현직 동국대 교수 및 동대학 졸업생 5명이 참여해 역시 '사피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고려대 졸업 출신 교수 및 교사가 절반(8명 중 4명, 50%)에 해당해 특정 교수를 중심으로 연결된 학맥에 따라 집필진이 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교학사의 경우 현직 공주대 교수(서울대 졸업) 및 동대학 졸업생 일부가 집필에 참여했다.

 

한편 고등학교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에 대해서 대학교수의 '집필 회피' 현상도 심각했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중 현대사 부분은 교사가 62.7%를 차지해 대학교수(32.2%)에 비해 2배 남짓 높았다.

 

특히 현대사 부분을 교사만 참여해 집필한 교과서는 미상, 미래엔, 동아출판 등 3곳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