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불나면 안꺼지는 전기차 통째로 물에 담가서 불 끄는 한국 소방관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 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소방학교에서 전기차 화재를 쉽게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테슬라 차량이 벽면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관이 즉각 출동했으나 불은 1시간이 넘도록 잡히지 않았다. 결국 차량 소유주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차 안에서 숨졌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차량 1대의 불을 진압하는데 7시간이 소요됐다. 사용된 물의 양은 7만 리터로 평균적인 미국 가정에서 약 2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었다.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에서 실험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불이 붙은 전기차 배터리는 완전히 소화하는 데까지 최소 2시간에서 최대 16시간 35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소방학교에서 전기차 화재를 쉽게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불이 난 자동차를 통째로 물속에 담그는 것이다.
최근 서울소방학교에 따르면 '이동형 냉각 수조'를 개발해 시제품 시험을 진행했다.
이 이동형 냉각 수조는 전기차를 들어 올려 차량 하부와 측면에 방수·불연소재 섬유포 2장으로 감싼 뒤 그 안에 물을 채울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전기차 배터리가 물에 잠기게 만들어 더이상 발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다.
서울소방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소방관 4명이 화재 차량을 옮기지 않고 이동형 냉각 수조를 설치하는데 7분, 물 6천 리터를 채우는 데 15분이 걸렸다.
22분 정도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동형 냉각 수조는 무게가 30kg에 불과해 운반하기도 쉽고 재사용도 가능하다.
서울소방학교 관계자는 "현장 도입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경사진 곳이나 화물차 등 대형 차량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보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