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월)

최순실 "대장동처럼 수사했으면 난 무죄다"

인사이트최서원 / 뉴스1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비판하며 "이런 검사들이 국정농단을 수사했다면 나는 무죄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씨는 지난 24일 이 매체에 9장 분량의 자필 옥중편지를 보냈다.


최씨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신을 수사했던 박영수 전 특검과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번 대장동 의혹 사건 수사는 거꾸로 가고 있다. 녹취록을 절대적 증거로 넘겨받고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서로 각기 다른 진술에 끌려다닌다"며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이미 결정된 수순으로 가고 보여주기식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뉴스1


최씨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016년 12월 24일 특검에 불려 갔을 때를 회상하며 "몇십 년 전 대구 달성 선거 때 녹음 파일을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라며 그때부터 이미 '박 전 대통령과 한몸이었고 경제공동체였다'고 하더라"면서 "부장검사는 그걸 실토하라면서 하지 않으면 삼족을 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협박을 했다. 내 평생에 잊지 못할 잔인한 날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는 대체적으로 방향을 정하고 그걸 가지고 수사를 끌고 가고 정황 파악을 해나가는 게 순서인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며 고문료를 받았던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세상이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박 전 특검이 친척에게 100억 원이 간 것에 대해 합당한 돈이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서 그런 돈이 그들에겐 푼돈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경악스럽다"라고 했다.


인사이트뉴스1


최씨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대장동 의혹 사건은 주민들의 피를 빨아먹은 업자들의 돈벼락 잔치인데도 공항에서 체포했던 주요 인물은 풀어주고, 김만배씨는 영장 기각되고 이런 검사들이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면 나는 무죄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밖에 던진 휴대전화를 검찰이 찾지 못하다가 경찰이 하루 만에 찾은 것은 코미디"라며 "자금 흐름도 중요한 휴대전화 압수도, 성남 시장실을 뒤늦게 압수수색한 것도 보여주기식으로 여론의 추이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딸이 손자를 갓 낳아서 젖 물리고 있던 병실에 쳐들어가서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으면서 대장동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은 왜 똑같이 악랄하게 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름있고 명성있는 사람들이 그냥 이름만 올리는 경우는 대개 나중에 돈을 받기로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논의한 게 아닌가 묻고 싶다"면서 "무게 있는 변호사가 1명도 아니고 3~4명이 2~3억을 가지고 수임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름 있는 변호사들 근처에 가려면 사건당 몇 억은 요구하고 사건도 골라가면서 하더라.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우겨대기가 정말 가관"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씨는 "이 영화 같은 타짜 놀이의 대장동 사건에 반드시 특검을 통해 누가 해먹었는지 그 큰 판을 깔고 나눠먹은 자들의 배후는 누군지 밝혀내야 다시는 이 나라에 이런 악덕업자들이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잣대와는 너무 상반된 검찰의 수사 방식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이 글을 쓴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