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임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어느 한 대학교에서 오픈 카톡 채팅방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며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8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윤리학 OOO 교수 공론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오늘 황당한 일을 당했다. 수업 당일까지 공지 하나도 없다가 오픈 채팅방에서 수업을 시작하겠더라"라며 "구글 미트나 줌이 아닌 오픈 채팅으로 수업이 진행됐다"고 입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이날 수업에서 강의계획서에서 언급한 교재에 수강생 본인의 이름을 적어 사진을 촬영해 올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A씨는 교재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의 계획서와 실제 강의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교재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교수에게 사과했으나, 교수는 '수업을 망치지 말고 나가라'라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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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자신을 비롯해 10명가량의 수강생이 교재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머지 학생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A씨의 경우 해당 수업이 끝난 뒤 오픈 채팅방에서 강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A씨는 "수강 정정 기간이 어제까지였는데 모두 결석 처리되고 F를 받게 생겼다. 학생회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한다"라고 호소했다.
A씨는 오픈 채팅방 대화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대화 내용에서도 A씨가 호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교수는 교재를 구매하지 않은 A씨에게 "교재를 구하지 않았다는 건 대단한 무례다", "나가지 않고 버틴다고 해결될 줄 아시면 큰일 치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A씨의 사과도 소용없었다.
이에 더해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이런 대답은 구역질 난다"라고 비난하거나 강의를 이해하기 힘들면 나가달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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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교수는 "앞으로 강의는 이런 식으로 하겠다"라며 몇 가지 수업 규칙을 열거했다. '강의를 모두 끝낸 후 수강생의 노트 작성을 제출받아 평가', '한 번 결석하면 한 학기 전부를 결석으로 간주' 등을 언급했다.
해당 글은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교수가 속한 윤리교육과는 A씨에게 문자 메시지로 교수의 입장을 전했다.
교수 측은 "수강생들의 교재 구비는 기본적인 부분"이라며 "강의 계획서에 명시한 대로 교재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의 퇴출 요구에 대해 "교재를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강의를 들은 것이 비대면 강의를 악용하려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강의를 망치지 말고 나가달라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교수 측은 "윤리학 강의에 다시 참여하고 싶은 학생은 교수를 교재 팔이로 몰아간다든지 수업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한다면 수강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