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뉴스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연쇄살인범 강윤성이 10여 년 전 옥중 에세이를 출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채널A '뉴스A'는 강윤성이 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청송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지난 2009년 자전적 에세이 형식으로 감옥에 있는 범죄자가 회개하고 갱생하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린 책을 출판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강우영'이라는 가명을 사용, 감옥에서 에세이를 쓴 뒤 자기계발서 작가 김모 씨에게 "책을 낼 수 있게 도와달라"며 "식당 일을 하는 아내가 아들, 딸과 여관방을 전전하며 어렵게 산다"라고 호소했다.
당시 김 작가는 강윤성이 보내온 편지에 감동을 하여 수개월동안 강씨로부터 자필 원고를 받은 뒤 이를 엮어 지난 2010년 5월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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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강윤성은 "가족이라는 말만 떠올려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가족의 모든 고통이 나에게서 비롯됐다는 생각에 죽고만 싶다" 등 가족에게 미안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성은 김 작가에게 첫 인세를 아내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작가는 출판사를 통해 그가 알려준 여성의 계좌로 200만 원을 보냈다.
그런데 이 여성은 강윤성이 교도소에서 펜팔로 편지를 주고받은 사람이었을 뿐 아내가 아니었고 여성의 딸과 아들도 강윤성의 자녀가 아니었다.
강윤성은 여성이 아내가 아니며 자신을 떠날까 봐 인세를 보내달라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이를 듣고 실망감과 배신감에 이후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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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강윤성이 본성은 선한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출소 후 이런 범죄를 저지를 줄 몰랐다"라며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강윤성의 책을 낸 출판사는 당시 2,000부를 찍었지만 거의 판매가 되지 않아 500부만 남기고 파본 했으며 출간 1년 뒤 계약도 종료했다고 밝혔다.
또한 매체는 강윤성이 책이 출간되기 7개월 전인 2009년 10월 김 작가에게 보낸 손 편지에서 조두순 사건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편지에서 강윤성은 "갈수록 사회가 흉폭해지고 있다"라면서 자신이 구상한 "범죄예방법에 대한 책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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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범죄예방 서적을 저번에 썼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라면서 조두순 사건 때문에 재소자가 책을 내는 게 어려워졌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강윤성은 이듬해 출간한 에세이에서 법무부의 재범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동료 재소자에게 유전자 자진 제출을 설득했다고 적기도 했으며 교도소에서 자신이 만들었다는 범죄 예방 수칙을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보내는 등 복역 중에도 범죄를 막는 데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윤성은 지난달 26일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여성을 살해한 후 다음 날 전자발찌를 끊은 뒤 50대 여성을 또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조사에서 강윤성은 피해자 한 명은 돈을 갚으라고 해 기분 나빠 살해했으며 다른 한 명은 돈을 빌려주지 않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