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중1인 제 딸을 성폭행한 고등학생 세명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자신의 딸이 고등학생 3명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경찰 측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1년이 훨씬 지났지만 무혐의 처분으로 일관돼있다"고 호소했다.


자신이 다문화 가정 가장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작성한 게시글은 지난달 11일 "제 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등학생 3명으로부터 일주일 사이에 3번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청원인 A씨의 딸은 중학교에 갓 입학할 때쯤 일주일간 고등학생 3명에게 세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너무 충격적이라 가해 학생 3명을 고소했지만 딸의 성폭행 사건을 최초로 수사한 경찰서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사건 직후 딸이 성폭행을 부인했고, 고소 이후 진술한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성폭행 이후에도 가해자들을 만났다는 이유였다. 


또한 경찰은 사건 당시 딸과 같이 있던 아이들도 성폭행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고, 범죄 장소인 모텔 CCTV에서도 딸 모습이 피해자로 보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일반적으로 이 같은 사정이라면 무혐의 처분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딸은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딸이 경기도 의료원 의정부병원 심리평가 보고서에서 지능지수 74, 언어 이해 지표 동일 연령대 평균 이하, 작업기억 지표 '매우 낮음', 단기 기억력 '매우 낮음'을 받을 정도의 경계성 지능장애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일관적이거나 구체적 진술을 할 능력이 없다고도 쓰여있었다고 한다.


A씨는 경찰서는 가해자들의 주장만 그대로 인정해 줬고 딸의 사정은 인정해 주지 않았다며 "딸이 가해자들을 한두 번 만난 것은 사실이나 딸 친구가 불러 나간 자리에 가해자들을 우연히 만난 것이지 가해자들과 연락한 것도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청원인은 수사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 자체가 자신이 고소하기 전부터 이미 제보가 돼 수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서는 딸에게 진술을 요청했으나 딸은 아버지가 알게 될까 봐 거부했고 나중에 아버지인 자신이 사실을 알게 돼 고소가 정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또한 피해자인 딸이 나이가 어려 경찰서에서 고소 처리를 못하자 해당 지역 지방경찰청에 고소한 후 경찰서에 고소한 사실을 알렸지만 협조는커녕 일반 고소사건과 동일시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A씨는 사건이 가해자들이 게임을 통해 초등학교 갓 졸업한 딸아이에게 소주 1병 이상을 마시게 했고 성폭행을 했지만 오히려 자신들은 잘 지내며, 딸아이만 중학교를 유급할 정도로 2차 가해를 받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무리하게 처벌해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 발생 후 1년이 훨씬 지난 이 시점에서 어린 딸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공정한 수사를 원한다"라며  끝으로 "아무런 힘이 없는 제가 딸을 지키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제 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해당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경찰에 일부 보완 수사를 요청했고 현재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