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좀처럼 바깥 음식을 맛보지 못하는 병사들을 위해 6사단 취사병들은 시중에서 판매할 법한 퀄리티의 고급 브런치 식단을 제공했다.
새벽부터 나와 음식을 준비하는 등 평소보다 훨씬 피곤했을 테지만 병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웃으며 음식을 만들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6사단 88포대 취사병들이 만든 브런치 식단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스테인리스 식판에 음식이 푸짐하게 가득 차 있다. 그간 군대서 보기 힘든 비주얼의 브런치 식단이었다.
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첫번째 사진의 메뉴는 수제핫도그와 복자(복숭아 자두)라떼였고 두번째 메뉴는 허니갈릭햄치즈버거와 딸기요거트라떼였다.
토스트와 햄버거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보는 것처럼 높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이 모든 메뉴는 취사병들이 군 급식을 재해석해 만들었다고 한다.
음식을 직접 만들었다는 해당 부대 취사병 김씨는 댓글을 통해 브런치 메뉴에 대한 설명을 남겼다.
복자라떼의 경우 부식으로 들어온 자두와 복숭아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복숭아는 부대원들이 안 먹고 남긴 복숭아를 취사병들이 일일이 다 잘게 손질했다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또 핫도그의 경우 코스트코에 파는 제품처럼 만들기 위해 피클과 양파를 다지는 등 정성을 들였다고 했다. 허니갈릭햄치즈버거도 직접 꿀과 마늘을 섞어 특제 소스를 만들어 넣었다고 한다.
딸기 요거트라떼 역시 시중 제품 느낌을 내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냉동실에 얼려둔 우유로 얼음을 만드는 등의 작업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브런치데이를 하느라 메뉴 구성하고 힘들었는데 상점을 주셔 모두가 기쁘게 할 수 있었다"라며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부대원들에게 잘해주고 싶어 이렇게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억울한 건 이렇게 열심히 해도 저희 부대가 부실급식이라고 하더라"라며 "취사병이 불친절하다고 욕까지 먹는다. 악의적인 제보로 저희의 취지를 무시하고 농락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