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심야식당'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기무치동, 부대나베, 가르비동"
메뉴명이 어딘가 익숙한 듯 낯설다. 사실 기무치동은 김치볶음밥, 부대나베는 부대찌개, 가르비동은 갈비덮밥이다.
이처럼 한국 음식을 굳이 일본식으로 바꿔 부르는 음식점 사장을 향해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치볶음밥 X 기무치동 O, 부대찌개 X 부대나베 O, 육회비빔밥 X 유케동 O"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게시물에는 배달 앱 '배달의 민족'에 입점된 한 음식점 메뉴와 리뷰 캡쳐본이 첨부됐다.
메뉴에는 '소시지 부대나베'가 있다. 설명에는 "도쿄풍 소시지 부대나베"라고 적혀있다.
'부대나베'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불리는 부대찌개를 일본식으로 바꿔 부른 것이다. 나베는 "냄비 또는 냄비 요리"를 뜻하는 일본어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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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뿐만 아니라 '부타 가루비동', '부타 기무치동'과 같이 이 음식점의 다른 메뉴들 역시 일본식으로 불리고 있었다.
가루비는 갈비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고, 기무치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의 일본식 명칭이다. '동'은 일본어로 덮밥을, '부타'는 돼지고기를 뜻한다.
'부타 가루비동'은 결국 돼지갈비 덮밥, '부타 기무치동'은 돼지고기 김치볶음밥이었던 것이다.
또 이 음식점 사장은 한 손님이 남긴 "맛있어요 '김치볶음밥' ㅋㅋ ... '부대찌개'는 뭔가 간이 좀 아쉬웠어용"이라는 리뷰에도 "김치 볶음밥 아니ㅇ.... 부타 기무치ㄷ... 부대찌개 아니.... 부대나ㅂ...."라고 답글을 남기며 손님이 사용한 한국어 명칭들을 일본식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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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장의 행동에 누리꾼들은 "한식인데 왜 저러는거지", "저런 메뉴판 보면 기분 더러울 것 같다", "허세에 찌들어 보인다", "나 같으면 저런 데서 절대 안 시켜 먹는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한 누리꾼은 "여기 말고도 메뉴를 죄다 일본식으로 부르는 곳이 꽤 많다"며 "여러 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을 '유케동'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케'는 육회의 일본식 발음이다.
일본인들이 '육회' 발음을 못해 일본식으로 바꿔 부르는 이름을 역수입해서 사용한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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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나친 '일본 컨셉'으로 논란이 된 식당은 또 있었다.
지난 4월 전주의 한 선술집에서 손님들에게 주문을 할 때 일본어를 사용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가게 안에는 한국어 사용 시 벌금을 내야 한다는 안내문까지 붙어있는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해당 선술집은 지난 5월 폐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