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후임병이 선임병에게 '물 떠다 달라'고 심부름시키는 요즘 군대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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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김 상병님? 가시는 김에 제 물도 좀 떠다주실 수 있으십니까?"


최근 군에 선진 병영 문화가 정착되면서 선·후임병이 수직적이기 보다 친구처럼 수평적인 관계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병사는 얼마 전 후임병에게 물심부름 부탁을 받았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사회였다면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겠지만, 군기가 중요한 군대라는 점에서 이 사연에 선임병·예비역들은 "군기가 많이 빠진 거 같다"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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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리턴즈'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임이 물 떠다 달라고 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서 작성자 A씨는 이날 후임병과 겪은 일화 한가지를 소개했다. 


이날 A씨는 생활관에서 후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정수기로 향했다. 


그때였다. 후임병 한 명이 A씨를 불러 세웠다. A씨가 이유를 묻자 후임병은 자신의 컵을 건네며 가는 김에 본인 컵에도 물을 떠다 줄 수 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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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당황한 그는 "어? 그래..알겠어"라며 컵을 건네받았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이날 후임병의 물심부름을 했다고 한다. 


군 내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두고 다수 누리꾼은 "일상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군대인데 너무 군기가 빠진 것 아니냐"며 비판적인 의견을 남겼다. 


바깥 사회에서는 학교 혹은 회사 선후배끼리 물을 떠다 달라고 부탁할 수 있지만, 군대라는 집단 내에서는 그 사회적 특성상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는 비판이다. 


누리꾼들은 '선진 병영'에 다가서면서 강압적인 위계질서가 개선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엄격한 계급 사회인 군대에서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