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 뉴스1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미담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연경 선수에 대해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김연경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배구가 아닌 타 종목 선수로 뛰고 있었던 A씨는 코치와의 인연으로 학교에 찾아온 김연경과 처음 만났다. 이때도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으로 실력 있고 인정받는 스타였다고 했다.
A씨가 적은 김연경 선수 미담글 일부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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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시) 고등학생들이라 창피해서 김연경 선수에게 다가가기 어려워 그냥 눈치만 보고 있었다"라며 "그때 (김연경 선수가 우리들) 먹으라고 바나나 한 박스, 파인애플 한 박스, 아이스크림을 엄청 많이 사 왔다. 먼저 다가와 배구도 같이 하고 저희가 하는 종목도 함께 하며 놀았다"고 회상했다.
A씨와 김연경과의 인연은 그게 끝에 아니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큰 부상을 당해 입원을 하게 된 A씨에게 어느 날 김연경이 병문안을 왔다.
A씨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만큼 크게 다쳐 세상이 끝난 것 같았고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라며 "그런데 김연경 선수가 비싼 아이스크림, 과일, 죽 등을 사들고 왔다. 당시에도 워낙 유명해서 병원 사람들이 전부 웅성웅성하고 저희 엄마도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계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연경 선수가) 저희 엄마에게도 '어머님~'하며 재밌게 이야기도 해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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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 덕에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게 됐다고 했다. 그는 "김연경 선수 덕분에 부정적인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재활에 최선을 다했기에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A씨가 재활치료를 할 때에도 찾아와 소고기를 사주며 응원했고, 이후 A씨가 배구 경기를 응원하러 가면 이름을 불러주고 사진도 꼭 찍어주는 등 인연을 이어갔다고 했다.
A씨는 "종목도 다른 학생이었던 저를 운동선수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잘 챙겨 주셨던 김연경 선수는 배구 선수 후배나 지인은 더 소중하게 여길 거라 생각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오늘(31일)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일본과 격돌한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오후 7시 40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A조 조별리그 일본과 4차전을 치른다.
여자 배구가 많은 관심 속에서 응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8강 진출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