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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협회를 '개념협회'로 만들어 준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도시락 사건'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을 빛낸 대한양궁협회의 훈훈한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koreaarchery_official'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9연패의 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양궁은 올림픽에서 총 25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대한양궁협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다양한 일화를 통해 오랫동안 개념 스포츠협회로 인식돼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중에서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양궁협회의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대한민국 양궁 여자대표팀 / 뉴스1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인 2014년 인천광역시에서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제17회 아시안 게임이 치러졌다.


당시 경기가 진행되는 양궁 경기장은 시설이 굉장히 열악했다.


본선 경기가 치러지는 계양아시아드경기장의 취재기자, 방송 해설진이 앉는 미디어 트리뷴(보도석)은 땡볕이 그대로 쏟아져 장시간 앉아있기 어려웠고 중계 화면이나 노트북 화면의 글자가 보이지도 않았다.


이에 양궁협회가 수차례 경기장 개선을 요구했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인사이트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 / 뉴스1


결국 참다못한 양궁협회는 "이런 시설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세계 최고 한국 양궁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양궁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직접 협회 예산을 이용, 보도 석을 확장하고 철골 구조물을 세워 임시 가림막을 설치했다. 대형 전광판을 세우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궁협회는 조직위가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 배급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운영요원들의 도시락을 직접 배급하기도 했다.


조직위가 제공한 도시락은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하루는 운영인력 260여 명이 도시락이 배달되지 않아 점심을 쫄쫄 굶기까지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양궁협회는 "자원봉사자 등 운영인력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대회가 원활하게 개최될 수 없다"라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조직위로부터 식대 7천 원을 그대로 받도록 하고 1인분에 1만2천 원짜리 도시락을 별도로 무료 배급했다.


특히 양궁 경기 개막을 앞두고는 모두 함께 고급 뷔페식 만찬을 즐기기도 했다.


이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2005년부터 양궁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정 회장은 도시락을 먹지 않고 굶거나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인사이트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정 회장은 안타까워만 하지 않고 양궁협회에 특별 지시를 내려 도시락을 배달하게 했다.


이같은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스포츠 협회라면 이래야지", "진짜 멋지다", "역시 아낌없는 지원이 효자 종목을 만들어냈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양궁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에도 비리 하나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