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 공간 철거 막겠다"...무기한 농성 시작한 유족·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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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기림 기자 = "엄마, 배가 45도나 기울었대요. 괜찮겠죠?"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6분, 경기 안산시 단원고 2학년7반 정동수군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여동생에게,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다.


304명의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참사는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려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 분향소가, 2019년 이를 대신해 조성된 기억·안전전시공간(세월호 기억공간)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79.98㎡(약 24평) 규모의 목조건물로 전시실 2개와 시민참여공간, 안내공간으로 구성됐다.


벽면에는 정군을 포함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내부에는 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된 공간이지만, 앞으로 이곳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5일 서울시가 25일까지 내부 물품 정리를 하면 26일부터는 철거를 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23일에는 서울시 측이 내부 물품 정리를 하겠다며 찾아와 유족 등과 대치하다가 돌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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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족과 기억공간을 남기고자 하는 시민들은 이곳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곳은 우리만의 장소가 아니며 시민이 참여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가 끝나면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위치에 크기를 조금 줄여서라도 설치·운영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군의 아버지인 정성욱 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끝난 뒤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의 아들 사진을, 벽에 적힌 이름을 지키기 위해 공간에 머물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을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한 뒤 2024년 5월 경기 안산시 화랑공원에 완성되는 추모시설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에 따르면 기억공간 조성 당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일정에 따라 2019년 12월까지만 운영하기로 유가족과 합의한 바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유가족과 협의해 철거 일정이 미뤄졌지만 재구조화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철거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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