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학생이 어떠한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교사가 작성해야 하는 서류에 적힌 질문 중 하나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생이 극단적 선택하면 교사가 작성하는 서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교육부에서 관리하는 '학생자살 사망사안 보고서' 양식이 첨부돼 있다.
공개된 보고서 양식에 따르면 1번은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의 기본 정보를 기재하는 항목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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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2번은 '자살사안(사고) 내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일시부터 장소, 경위,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
이에 더해 5번 항목에선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의 세부사항을 기재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가정 상황에부터 학교생활 부분으로 성적이나 품행 문제, 교내 징계 현황 등을 작성해야 한다.
많은 누리꾼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마지막 항목이었다.
"학생이 어떠한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상의 질문과 함께 짐작되는 내용이 있다면 적어달라는 항목이었다. 교사는 극단적 선택의 원인을 유추해 다음 공란에 기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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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고서 양식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이렇게 민감한 정보에 자기 의견까지 담임이 다 작성해 보고해야 하는지 몰랐다", "담임이 저걸 다 어떻게 아냐", "충격적이다", "마지막 항목 작성하다 선생님도 트라우마 올 듯"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교사에게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보고서 쓰다가 제자를 좀 더 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 것 같다"라며 "아무리 필요한 업무라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안타깝지만 이것도 교사의 업무 중 하나다", "교사가 하는 업무 중에 학생 관리 감독도 포함된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한편 교육부의 학생극단적 위기대응 매뉴얼 등에 따르면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 교사는 3일 이내 사안 보고서 및 사안 경위서 '공문'으로 제출해야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 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번, 그리고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어플리케이션 ‘다 들어줄게’, 카카오톡 등 24시간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