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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최강국이던 미국, '탈원전' 이후 부품 줘도 '원전 못 짓는 나라' 됐다

미국이 탈원전 정책을 시행한 결과 34년 만에 독자적인 능력으로 원전을 건설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017년 정부가 탈원전을 선포하면서 대한민국 원전 생태계가 서서히 붕괴하고 있다.


세계 1등 기술력으로 버텨온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은 일감이 줄어들어 힘든 상황에 놓였고, 설상가상으로 원전 관련 전문가와 기술자들도 현장을 떠나는 중이다. 


'탈원전' 정책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원전 산업은 빠르게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그 예로 든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은 원전 최강국이었으나 '탈원전' 선언 후 서서히 붕괴해 오늘날에는 빈사 직전에 놓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978년 미국은 68기의 원전을 가동했다. 전 세계 원전의 31% 수준이었다. 기술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나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마일리 원전 사고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정부는 원전 건설 허가 절차를 대폭 강화해 사실상 '탈원전' 정책을 이어나갔다. 1980년대에는 저유가와 맞물려 탈원전 정책이 가속화됐고, 미국 원전 기업들은 하나둘 망하거나 외국에 팔려나갔다.


세계 원전의 절반을 건설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1999년 영국에 팔렸다가 2006년 일본 도시바에 인수된 뒤 2017년 파산 보호 신청을 거쳐 2018년 캐나다의 자산 운용사 브룩필드에 팔렸다. 


미국이 탈원전 정책을 시행한 결과 관련 기업도, 인력도 모두 잃게 된 셈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4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과 국가경제위원회는 '미 원자력 경쟁력 회복' 보고서를 통해 "미 원자력 산업은 붕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미국 기업 중 상업용 원전을 지을 수 없는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원전 최강국이었던 미국은 한국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독자적으로 원전을 건설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미국 정부는 원전 산업에 5조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5~7년 내에 미래형 원자로 2기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다. 중국과 러시아가 싹쓸이하고 있는 원전 시장에서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탈원전 정책 기조를 이어왔다. 그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중이다.


인사이트2017년 탈원전 반대 시위 / 뉴스1


여름이면 전력 부족 위기가 닥친다. 전력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는 LNG를 통한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는 탄소 중립과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탈원전 정책으로 민간 기업은 물론 공기업 또한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이래로라면 국내 원전 산업 관련 기업들이 미국처럼 줄도산하거나 해외로 팔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유 민주진영에서 원전을 지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프랑스, 일본 정도인데 일본과 프랑스 회사들은 납기가 늦어지고 공사비가 비싸 경쟁력을 잃었다. 


사실상 원자로를 시공하고 외국에 팔 수 있는 나라는 한국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 운영 능력을 지키고 이어나갈 수 있어야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