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숙소에 내걸렸던 현수막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이 일어났을 때 이순신 장군은 일본군을 무찔렀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난 2021년, 이순신 장군은 '또 한 번' 일본을 격파해냈다.
앞서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 숙소에는 짧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 하나가 걸렸다. 이 현수막은 일본 측에 '반일 현수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명량'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에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군선이 남아있사옵니다"라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현수막은 결국 일본 측의 항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로 최종 철거됐다.
결국 한국의 패배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일본을 또 한 번 격파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 측은 IOC의 권고가 들어오자 처음에는 절대 철거를 할 수 없다고 맞섰다고 한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욱일기를 들고 응원하는 일본인 관중 / 뉴스1
하지만 IOC 측이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철거를 요구하자, 우리 측도 강력하게 항의했다.
"우리도 일본의 '욱일기(전범기)' 응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IOC는 현수막을 철거하는 조건으로 일본의 욱일기 응원에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강력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올림픽 헌장 50조에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현수막이 철거돼 있는 숙소 사진 / 뉴스1
일본은 욱일기 사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이 오히려 정치적이라며 우리 측 항의를 줄곧 무시해왔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쳐놓은 결계로 인해 그 뜻을 저버릴 수밖에 없게 됐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그리고 도쿄올림픽 때도 결국 이순신 장군은 일본을 격파한 셈이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명량'
※ 아래는 대한체육회 입장문 전문이다.
[대한체육회 입장문 전문]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지난 14일(수) 도쿄올림픽 선수촌 내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인용한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은 바 있습니다.
이 응원문구가 국내외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16일(금) 국가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가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하여 현수막의 철거를 요청하였으며, 이어 서신을 통해서도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가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음에 따라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함"을 전달하였습니다.
체육회는 즉시 IOC에 응원 현수막 문구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적극 설명하는 동시에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하여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IOC는 모든 올림픽 베뉴 내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올림픽 헌장 50조 2항을 적용하여 판단하기로 약속하고 한국 선수단 숙소의 응원 현수막을 철거하는 데 상호 합의하였습니다.
이번 협의에 따라 체육회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논쟁을 제기하지 않고, IOC는 모든 올림픽 베뉴에서 욱일기 전시 등을 금지하여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체육회는 앞으로도 우리 선수단이 올림픽에 참가함에 있어 어떠한 불이익이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