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대통령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만난 곰을 죽이지 말아주세요"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이동읍의 한 사육 농가에서 두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탈출했다.
한 마리는 당일 발견돼 사살됐지만, 나머지 한 마리는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용인시에서 탈출한 곰을 죽이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수원시 장안구의 모 초등학교 4학년 2반 학생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사회 시간에 주민 참여에 대해서, 국어 시간에 마음 읽기에 대해서 공부했다"라면서 "얼마 전 용인에서 도망친 곰에 대한 기사를 가지고 도망치는 곰의 마음을 읽어보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 입장에서는 곰에 의해 다칠까 봐 많이 겁이 날 것 같다. 하지만 곰의 입장에서는 지금 많이 행복하기도 하고 다시 잡히고 싶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곰 사육장에서 어떻게 곰을 괴롭히는지 알려줬다면서 "인간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살아있는 곰을 그렇게 하는 것은 서서히 죽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또 아직 잡히지 않은 곰은 발견 즉시 죽인다고 했다"라며 우려했다.
아이들은 "대통령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만난 곰을 죽이지 말아주세요. 살려주세요.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마취총으로 잡아서 넓은 동물원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반 친구들과 의견을 모았다"라면서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저희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의견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끝마쳤다.
해당 청원 글은 17일 오전 7시 40분 기준 333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학생들의 생각이 참 깊다",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라며 아이들을 응원하기도, "동물보다는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다"라며 반대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용인시는 생명의 존엄성과 동물보호단체의 의견을 고려해 아직 잡히지 않은 반달가슴곰 한 마리는 마취총을 이용해 생포하고 민가에 접근하는 위험 상황에서만 사살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