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시각장애인들이 맥주 마시고 싶을 때 유독 '테라'를 많이 사가는 이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시각장애인들이 혼자 음료를 구매해 마시는 일은 쉽지 않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도 정작 점자 블록이나 시각장애인용 음성 안내가 없어 음료 매대를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직원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음료 매대 앞에 서도 정작 제품에 점자 표기가 없거나 '음료', '맥주'로만 표기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캔 음료와 맥주에 있는 점자마저도 구체적인 제품명이나 유통기한 등의 정보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요즘 떠오르는 캔 맥주가 있다고 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외로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찾는 맥주'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속속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하이트진로의 '테라' 사진이 담겼다.


그렇다면 왜 시각장애인들이 '테라'를 찾게 되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점자 표기에 있다.


다른 맥주는 '맥주'라고만 표기돼 있는데 비해 테라는 '테라'라는 정확한 명칭이 점자에 쓰여 있다. 때문에 이를 알아챈 시각장애인들이 다른 맥주에 비해 '테라'를 더 찾게 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인사이트가 하이트진로에 문의한 결과 지난 2019년 테라를 출시하면서부터 맥주캔에 제품명을 점자로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는 처음 출시 당시부터 제품명을 점자로 표기했다"라며 "다른 맥주와 음료 등을 점자로 넣기에는 제품명 길이가 길어 어려웠지만 테라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테라(ㅌ,ㅔ,ㄹ,ㅏ)는 4개의 점자를 넣으면 되지만 맥스, 하이트 등 다른 맥주들은 점자가 길어져 캔에 넣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최근 들어 일부 식음료업체나 편의점들이 점자 표기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식음료 제품 등의 점자 표기를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시각장애인 수는 25만 명에 달하지만 식음료 제품 등의 점자 표기는 현행법상 강제 사항이 아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의 장벽 없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원활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